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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an 08. 2018

추자도 일출과 협재를 가며 올레길을 추억하다..

추자도, 돈대산 일출, 레드펄 호, 7항만, 협재해수욕장, 비양도, 올레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어젯밤 감기로 잠을 설쳤다. 

열이 나고 목이 아파 이대로 등산을 해서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스스로가 의심되기도 했다. 걸어갈걸 생각했으나 다행히 아침 6시 10분에 출발하는 면사무소 버스를 타고 산 밑에까지 데려다 주어 일출을 볼 수 있었다. 

버스에서 첫 기사가 추자도에서 낚싯배가 바람에 전복되어 사람이 죽고 병원 가고 실종된 사람을 찾는다며, 새해 첫 기사가 추자도 배 전복사고라 씁쓸해하시는 것 같았다. 

해는 어제 지는 곳과 다른 마주 보는 곳에 있었고, 면장님이 나오셔서 풍어와 안전을 비는 고사를 지내고, 해를 기다리며 올 한 해 소원지에 소원을 적고,  해가 빨리 나오라며 사람들의 함성들이 울린다. 

바다 위 구름들 사이로 빼꼼히 붉은 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밀당을 하듯 붉은 아름다운 모습을 조금 보여주는가 싶더니 구름에 다시 숨었다 나타나면서 아름다운 그 완전체를 보여준다. 

올 한 해 그 아름다움을 시작으로 다시 힘차게 시작해야겠다. 





'일출'을 보고 난 뒤 추자 중학교로 내려가 동네분들이 정성스럽게 만들어주신 떡국을 맛있게 먹고, 10시 30분 출발하는 레드펄 호를 타기 위해 승선장으로 간다. 

올 때 탔던 배보다 속도가 느려서인지 가격은 훨씬 저렴했다. 

커다란 공룡이 움직이듯 여유 있게 움직이며 배는 추자도와 인사를 한다. 

2시간 만에 도착한 제주에서 지금 내가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일까 생각한다. 

시간에 준해서 가장 가고 싶은 곳은 

'협재해수욕장?'

협재로 가는 버스를 타기 시작한다. 

터미널로 가서 202번 서일주 버스를 타고 협재에 내린다. 

'아! 그 푸르고 투명하고 차가운 협재의 바다엔 비양도가 있어 내 맘을 채워준다.' 

내가 틈 날 때마다 제주에 와서 걷고 웃고 울었던 시간이 제주를 알아가고 애정 하는 것도 있지만 내 아픔을 스스로 자가 치유하기 위함도 있었다. 

지금 이렇게 튼튼해진 몸과 맘으로 다시 이곳을 찾으며 매번 제주에 올 때마다 내가 살아있고, 숨 쉬고 있고, 시간이 흐름을 느낀다. 

아름다운 협재 해변을 걷다가 끝쪽 벤치에 앉아 물감과 스케치북을 펼친다. 

겨울엔 물색이 유난히 진하다  그래서 그 차가운 기운이 그림에 베어난다  










협제를 서성이다 제주시로 돌아가는 버스를 탄다. 

터미널에 도착해 식당을 찾는데 1월 1일이라 많이들 닫았다. 

돌아보다 동생과 간 적이 있는 기사식당에 들어가 저녁을 먹고, 얼어버린 몸을 녹이기 위해 숙소를 찾아간다. 

제주는 일정이 끝나갈 때마다 다음 일정과 계획이 스스로 세워지는 끝없이 보고 즐기고 위로받을 미지의 대지이다.   






20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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