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구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연 Jun 15. 2018

버닝

이창동 감독, 전종서, 유아인, 스티브연, 무라카미 하루키 헛간을 태우다

 소녀 해미는 삶의 의미를 찾는 '그레이트 헝거'가 되고자 아프리카라는 나라를 방문하고 거기서 만난 기댈 수 있는 벤이란 사람과 친하게 지낸다.

그전에 만난 종수는 그녀의 분신 같기도 살점 같기도 한 대상이다.

비록 아주 오랜만에 그것도 해미의 외모를 바꿨음에도 그간 빈시간의 공백이 상관없이 연결되었음을 느낀다. 종수는 그녀에 대해 동경하고 정착하기로 소박한 마음을 먹는다.

다만 벤이란 사람에게 기대고 있는 해미가 보기 불편할 뿐이다.

해미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는 벤에게서 일종의 위안을 얻고 충전하려 하지만 그걸 바라보는 종수는 정체가 잘 보이지 않는 인물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조금씩 친한 척하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털어놓는 벤은 종수와 해미 사이에서 어떤 일을 벌이고 어떤 사건을 만들어 가는지는 영화를 보면서 즐기고 얻어야 할 부분들이지만 그들의  상황과 행동에 대해 거부감 없이 이해되는 건 상황이 물 흐르듯 수채 구멍에 빠져나가는 설거지 물처럼 흘려보내는 자의 대화법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리라.

문학과 영상의 문법이 다르지만 또 관통하는 뜨거운 무엇이 있기에 좋은 소설을 읽은 듯 좋은 영화를 본 듯 물 흐르듯 흐르는 시간에 불을 지른다.



2018.06.14

매거진의 이전글 삶은 더 이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