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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Sep 07. 2015

바다가 보이는 섬 같은 '고려산'

강화도 '고려산' 우중산행

http://cafe.naver.com/hongikgaepo                    

강화 터미널- 미꾸지- 낙조 전망대- 고려산 정상- 백련사- 서문- 벚꽃길-강화터미널


강화도는 가깝기도 멀기도 한 산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제주보다도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이 멀고
하지만 거리상으론 서울 바로 옆이므로 가깝다.
마침 다행히 비가 와줘서 차들이 많지 않고 사람들도 붐비지 않게 와서
우중 산행을 쉬엄쉬엄 마쳤다. 하지만 오늘  함께해준 우산이 꺾어져 생명을 다했으므로 산행이 쉽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

고려산은 그리 크지 않은 산이나 산행 중 바다를 볼 수 있는 진달래 군락지가 아름다운 산이다. 산의 중턱에 오르면서 비사이로 섬의 고려 저수지가 보이고 그 너머로 서해 바다가 보인다. 비는 생각했던 것보다 거칠게 내려 어쩔 수 없이 빗물과 함께 저수지와 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빗물과 함께 그린다.


유유자적 빗물과 함께 걷고 있자니 오르면  오를수록 더 좋은 조망들이 나를 나아가지 못하게 하여 아쉬운 데로 한 장을 더 그린다. 이번엔 조심조심 우산을 쓰고 스케치북에 물이 닿지 않게 조심조심 그린다. 우산은 뒤집어 지고 비바람은 거세고 하지만 곳곳에 널려진 투명한 느낌의 진달래 꽃들과 연둣빛 잎들로 인해 마음은 싱그러워진다.
아침에 준비해온 샌드위치와 커피로 간단히 요기를 한 후 다시 산을 넘어가니 낙조 전망대 너머로 아름다운 색의 산의 자태들이 나를 유혹한다.
이제는 여성이 아닌 돌, 바위, 꽃, 색, 나무 이런 자연으로부터 유혹당하는구나... 다시 나아가지 못하고 붓을 꺼내 들어 색을 재현해 본다.
아름다운 색들은 차마 물감으로 카메라로 재현되지 못하지만 기분만 내어본다. 어렵지 않은 산이었건만 이렇게 나의 발걸음을 30분 거리를 3시간 동안 멈춰서 있게 하였다. 이제 정진하여 가라고 비바람은 더욱 거세게 몰아친다

고인돌 군락지를 두 번 지나 드디어 고려산의 정상에 오르기 전 산은 바닷가로 둘리어진 섬의 산이란 걸 다시 한번 보여준 다음 연분홍 진분홍 색으로 산을 물들여 얼굴을 빨개지게 한다.
사진 부탁들을 들어주고 덕분에 내 사진도 찍고, 연분홍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그곳은 만개 아니 10만 개 하여 더 부러울 것 없는 꽃의 향연을 보여주고 있었다.
얼굴 빨개지도록 꽃밭 속에서 흥청거리고 흥청거리다 천천히 하산을 하였다.


전에 내려간 곳이 청련사 있으므로 이번에는 하산길을 백련사로 잡는다.
백련사길은 포장이 잘되었는 찻길이어서 조금 지루하기도 했지만 비를 친구 삼아 즐겁게 내려간다.
고인돌광장까지 내려가니 고인돌광장에는 비 덕분에 사람들이 없고 가운데 자태를 뽐내는 교과서에서 보던 고인돌이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잠깐요기를 하고 지도를 보니 강화도도 꽤 재미있는 길들이 많았다. 강화읍내까지 걸어갈 요량으로 걷다 보니 시골 풍경들이 내 눈에 박힌다.
고인돌 체육관을 지나 읍내로 들어오니 산등성이에 벚꽃들이 눈에 들어 온다, 꼬이고 꼬인 길을 지나 간신히 올라가니 환상 같은 벚꽃길이 펼쳐진다. 그 길을 따라 고려궁을 지나 강화 터미널로 온다. 강화에 오면 꼭 먹어야 할 강화 인삼막걸리를 한병 구해 다시 길고 긴 서울로 방향을 잡았다.


2015.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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