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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Sep 18. 2018

6년 전 기억과 함께 한 우중 관악산 8봉 산행

관악산(629.1m), 사당역, 관음사, 연주대, 8봉 능선, 안양유원지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비가 온다.

사당 6번 출구에서 만났다. 

6년간 연락만 하며 못 보았던 지리산 종주에서 같이 함께했던 형님을....

내가 적극적이지 못한 성격 때문일 수도 있고, 상황이 받쳐 주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사람의 인연을 더 중요하게 생각지 못한 나의 불찰이 큼을 인정한다. 


형님의 친구분을 포함해 세명이 비가 내리는 '관악산'을 '사당역'을 들머리로 시작한다. 

비가 추적추적 기분 좋을 정도로 내린다. 

'관악산'은 그 위치에서 여러 동네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게 무겁게 자리를 지키는 듬직한 친구다. 

북한산의 위세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동네 너네 동네에 때론 앞산처럼 때론 명산처럼 자리하고 있어 믿음이 가는 산이다. 

전에 아버지와 과천에서 오를 때와 다른 길로 같은 산이지만 다른 산처럼 촉촉하고 듬직한 그 어깨를 올라탄다  





'관음사' 앞길을 지나쳐 산길을 아시는 분들의 발걸음을 쫒아가자니 발걸음이 여유롭다. 

산에 데크 계단을 놓는지 조금 어수선하다. 

더 많은 사람들의 안전산행을 위해 위험한 구간에 놓는 만큼 튼튼한 길이 되어주면 좋겠다. 

중턱에 도달할 때쯤 서울의 전경이 시원하다. 

비와 안개가 아니라면 한강 줄기까지 시원했을 풍광은 오늘은 조금 부끄러웠을까? 

아쉽지만 그래도 좋다.













'마당바위'에 도착할 때쯤 조금 심각한 전화를 받으셨는지 통화가 길어지신다. 

풍광을 벗 삼아 기다리다 상황이 심각하셨는지 연주대까지 갔다 과천방향으로 급히 하산을 결정하신다. 

나는 조금 더 시간이 허락하기에 소문으로만 전해 듣던 '8봉 능선'을 건널까 고민한다.  

'연주대'에 도달해 불심으로 기도드리는 불자들의 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연주대 정상에 모여드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짐을 느낀다. 

산은 그 따뜻한 품을 내어주는 어머니 같은 모습이다. 

조금 더 내려가 헬기장에서 식사를 하고 정상 주도 한잔, 오랜만에 산에서의 만찬이다. 

형님은 다행히 일에 시간을 버시고 식사도 같이 하신다. 비가 조금 더 굵어져 비에 말아먹는 음식은 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 식사다. 

























든든한 식사 후 하산길로 접어든 삼거리  각자 다른 방향을 하산하기로 하고 8봉 능선을 타러 간다. 

과천방향을 내려가시던 형님이 돌아와 입구를 안내한다고 돌아오셨다. 

초행에 빗길이라 사실 막막하기도 했는데 든든한 우군이 생긴 듯 산길이 즐겁다. 초입에서 8봉 능선을 바라보며 스케치하자니 빗물에 번져 봉우리가 흩어져 버린다. 

이쪽에서 바라보는 8봉은 나무로 가득한 육산 봉우리의 모습이다. 아쉬운 데로 기록을 남겼으니 이제 8봉의 묘미를 만끽하러 간다. 









멀리 끝쪽으로 '삼성산'이 가로막고 그 산까지 8봉 능선으로 그리고 학바위 능선으로 경주하듯 늘어져 있다. 

숲을 헤치고 들어가니 내가 멀리서 본 8봉은 육산이었는데 바위로 조각조각 만들어진 조각품들 같은 돌 봉우리들이었다. 

하나를 줄을 타고 간신히 넘으면 다음 봉우리의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그 봉우리마다 난이도도 달라서 너무 어렵다 싶으면 우회로도 있으니 도전해 볼만 하다. 

봉우리를 넘고 있자니 6년 전 지리산 산행 때 무박산행에 대한 아무런 지식 없이 갔다가 어두운 밤 산행길을 렌턴을 켜고 앞장서 주시던 그 어깨가 오늘도 앞서고 계셔 든든함이 생긴다. 

비가 점점 더 굵어져 바위에 미끄러워 조금씩 안전한 길로 넘다 마지막 고개를 넘고 '무너미고개'를 지나 '삼성산'은 다음에 넘기로 하고 '서울대 관악수목원'을 지나간다. 

이 공간은 서울대 사유지라 5시까지만 통행 가능하단다. 

시간이 넘으면 우회로도 있으니 걱정을 앞세우지 않아도 좋겠다. 

호젓한 숲길을 지나 '안양유원지' 비 오는 정취에 흠뻑 젖어 커피를 한잔하고 형님을 모시러 오신 형수님과 인사한 후 즐거운 '우중산책'을 정리한다.    





201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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