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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Sep 28. 2020

북한산 쪽두리봉에서 비봉지나 문수봉 아래 평창동으로

동양화, 한국화, 어반스케치, 수묵담채화, 스케치, 그림그리기, 북한산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오늘은 산을 길게 타고 싶어 일찍 나선다.

아침 8시쯤 일어나 준비하고 8시 30분쯤 출발 '불광역'을 도착하니 9시가 너머 선다.

저번 주에 마무리했던 '장미공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불광역 9 출구' 근방의 '대호아파트'를 시작으로 하는 들머리를 통해 '북한산 쪽두리봉'으로 오른다.





산은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서울의 아름다운 풍광을 조금씩 조금씩 내어준다.

산이 흙이 아니라 커다란 바위로 만들어진 듯 바위의 결을 따라 바위의 층층을 따라 걷다 보니 바람이 시원하고 하늘이 높은 게 완연한 가을 하늘의 시작이다.

잠시 멈춰 사과 한 조각 씹어먹고 가을을 느낀다.

멀리서 보면 세상이 한 손바닥으로 가려지는데 저 한 줌을 가지고 아웅다웅하고 또 저세상으로 내려가면 지금의 나 역시 그 사람들의 일부가 된다.

발걸음을 재촉해 바위를 타고 올라 '쪽두리봉'의 정상에 오르니 왼쪽으로 '노적봉'과 '만경대' '백운대'가 비현실적으로 보이고 정면과 오른쪽으로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승가봉'이 늘어서 있다.

아름다운 산세에 반해 바로 스케치북을 꺼낸다.

산의 묵직함을 먹의 무개 감으로 담백한 마음으로 종이에 긁어댄다.
















오늘의 목적 방향은 오른쪽 편 그곳 정면에 있는 '향로봉'으로 달린다.

바위가 많고 계속 오르기만 해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도 땀이 난다.

뒤돌아보니 '쪽두리봉'의 뒤태가 묵직하고 아름답다.

마치 제주의 '산방산'을 연상케 하는 똑 떨어지는 늠름한 모습이다.

길을 걸어 바위를 타고 오르는 '향로봉'에서의 북한산 풍광은 '쪽두리봉' 보다 가까우면서 도심과는 거리를 둔다.

길이 멀어 잠시 목을 축이고 걷다 보니 길 옆에 바로 있는 '관봉' '관'짜가 볼관을 써서 인지 '백운대'쪽 전망이 으뜸이다.

다음에 이 자리에서 스케치 한 장을 예약해 둔다.

이제 살짝 바위들을 넘기만 하는 길이라 오르막이 많지는 않은 데 가기 망설여지는 '비봉'이 나타난다.

'비봉'은 딱 두 번 가봤지만 갈 때마다 바위 절벽을 지나는 게 무서웠던 심장이 쫄깃해지는 길이다.

그래도 사람이 많으면 상대적으로 덜 무서운데 마침 사람들이 많아 줄 서서 오른다.

다시 오랜만에 보는 '진흥왕 순수비'는 비록 카피본이지만 볼 때마다 반도의 뜨거운 피가 흐름을 느낀다.

  




















'비봉'을 지나 '사모바위'에 쉽게 도달한다.

사모님의 바위가 아니라 관직에 오른 이들이 쓰는 '사모관대'를 닮았다 해서 '사모바위'다.

안쪽이 공원화되어 있는 데다 북한 공비의 은신처도 있는데 코로나 영향으로  통제되어 있다.

조금 더 지나니 나타나는 '승가봉' 밑에 '승가사'가 보인다.


멀리 해가 저물면서 은빛으로 빛나는 한강 너머 서해의 섬이 보인다.

여기서 바다를 보다니 오늘 시야가 무척 좋은 것 같다.

한참을 바다를 쳐다보다 '문수봉'을 향해 달려간다.













한참 다시 오르막으로 올라가는 데 오르다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쉬운 길과 어려운 길

전에도 쉬운 길을 선택했으나 오늘도  무의식에서 쉬운 길을 다시 선택했다.

다음에는 바위를 타고 오르는 어려운 길로 꼭 움직여야겠다.

한참을 산을 돌아 '문수봉'으로 오르는 길을 접어들었다가 성곽 따라 오르니 길이 막다른 곳이다. 그 막다른 곳을 돌아 노을이 보이는 곳에서 '사발면'을 먹고 내려가니 '청수동암문'이 보이고, 그 문을 따라 다시 우측으로 꺾으니 나타나는 '문수봉' 거기서 다시 사진을 찍고 하산길을 선택한다.  


바로 내려갈까 했는데 산에서 만난 분의 조언대로 상대적으로 밝은 '평창동 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대남문'을 지나  '대성문'을 거쳐 '평창동 방향'으로 내려간다.

길이 복잡해 '대성문'을 놓칠뻔한다.

어두운 밤 하산길은 걷고 걸어 '평창동'과 '정릉'으로 나뉜다.

오른쪽 '평창동'으로 길을 잡고 내려가는데 도심의 불빛 덕분에 어렵지 않게 내려간다.

거리는 조금 길어 1시간 30여분 내려온 듯하다.

날머리를 평창동으로 잡으니 전에 가본 '형제바위'로 가는 길도 나온다.

어둡지만 평창동 계곡의 실루엣을 보며 하산하니 전에 갔던 '피아노'라는 카페가 나타난다.

무사히 하산하여 오늘의 산행을 끝내며 평창동 골목 계단길을 느끼며 집으로 가는 길로 방향을 잡는다.

오늘은 북한산에서 인천 앞바다를 본 매우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






 2020, 0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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