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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끝자락, 바닷소리가 듣고 싶어 오이도 역으로 움직인다.
오 년 전쯤 버스를 탔을 땐 790번 버스를 다른 정류장에서 탔는데 오이도 역 앞쪽에 커다랗게 환승정류장을 만들어놔 거기서 타고 '영흥도'로 간다.
한 시간에 한대꼴이어서 조금 많이 기다릴 생각을 했는데 20여 분 만에 와서 다행히 많이 기다리지 않고 탄다. 기다리면서 어르신 한분이 '대부도 구봉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시는데 수준급이다.
'영흥도' 선재도' 도 가까우셔서 자주 나가시는지 멋진 사진이 한가득이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아니나 다를까 바다를 건너는 '시화 방조제길'에서 막혀 그 길만 한 시간이다.
막히지 않으면 20~30분이면 건너는 길인데 말이다.
포도 내음 가득한 '대부도'를 지나자니 '해솔길' 걷던 4~5년 전이 생각난다.
그때는 이제 막 만들어진 길이라 많이 투박했는데 지금 어떠려나 모르겠다.
길에는 식당도 더 많아진 것 같고 포도를 파는 원두막도 많아졌다.
'선재대교'를 건너면서 왼쪽 편을 내려다보니 '목섬' 이 보이는데 물이 차있어 '목섬'으로 가는 모래길이 보이지 않는다.
'선재도'를 지나는데 예전보다 사람이 많아 보인다.
CNN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100개 중에 하나로 홍보해준 덕인가 보다.
길을 따라가다 '영흥대교'가 보인다.
'영흥도'는 섬이 큰 편이라 하루에 가로질러 가기 힘든 데다 이미 가는데 터미널까지도 4시간 정도를 써버려서 일찍 가야 한다.
하지만 원래 마음먹은데로 오늘은 장경리 해변에서 바닷소리 나 듣다 스케치만 한 장 하고 돌아 올 생각이라 20여분 기다려 마을버스를 타고 '장경리해수욕장' 방면으로 간다.
전에 '십리포 해수욕장' 갔을 때와 반대 방향으로 '영흥도 화력발전소' 근방으로 해서 마을을 지나 장경리 방면으로 가다 내린다.
해변은 고은 모래사장이 길게 뻗은 해변으로 숲 쪽에 '소나무 군락지'가 그득하고 산너머 산에는 '풍력 발전기'가 여러 대 가동된다.
'풍력발전기'는 마치 거인의 바람개비와 같아 돌아가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조금 걷다가 스케치북을 꺼낸다.
해변부터 산과 소나무 숲까지 쉬엄쉬엄 그려본다.
먹으로만 할까 싶다가도 아직 색이 한참인 계절이니 물감에 물을 적신다.
해변길을 걷다 안내판을 보니 '대부도 해솔길'처럼 '영흥도' '선재도' 도 길을 만들어 놨는데 이름하여 '영흥 익령군 길'이다. '익령군' 이 영흥도로 유배 왔던 연유에서 그렇게 만들어 놨는데 부분 부분 끊어져 있는 길이라 이어서 걷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
해변을 계속 걷다 보니 텐트를 치는 데크도 나오고, 저 멀리 노을이 지는 방향에 갯벌 체험센터 근방이 호젓하니 전망도 좋아 보인다.
그 방향으로 걷다 보니 하늘의 아름다운 색과 어우러져 환상적이다.
서해 낙조는 지구가 보여주는 수많은 자연의 아름다움 중 손에 꼽는 한 가지다.
마치 그리스 산토리니의 낙조에 비견할 수 있다.
천천히 되돌아와 늦기 전에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서두른다.
버스가 어둠을 헤쳐 성난 경주마처럼 터미널로 달린다.
나 하나의 승객을 실코....
2021,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