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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빨리 대만 전시에 보낼 작업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몸은 오늘 하루를 새로운 공간에 내동댕이 쳐 놓지 않으면 머리의 실들이 엉켜 버릴 듯하여 오늘 하루는 걷고 평일 저녁에 작업하기로 맘먹고 아침 정리와 준비를 끝낸 후 지하철로 서둘러 내려간다.
가을의 분위기가 느껴져서인지 사람들의 걸음걸이와 분위기가 코로나 4단계의 패닉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게 느껴진다.
'팔당역'에 내려 '팔당댐' 방향으로 올라간다.
늦은 출발이라 '예봉산' 들머리 입구에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호젓한 마을을 강 따라 여유롭게 걷다가 '초계 칼국수'가 있는 '예빈산' 들머리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진다. 알고 보니 그곳에서 자전거길과 찻길이 크로스 되는 곳이라 쉬어갈 수 있는 식당과 간식 집이 모여있다.
계속 직진해 가다가 리본이 보이지 않아 다시 돌아와 '예빈산' 들머리 방향으로 리본이 안내해 주는 대로 올라간다.
올라가다 오른쪽에 기찻길이 자전거길과 인도로 만들어진 길로 안내한다.
자전거 따라 강 따라 올라가다 보니 씽씽 달리는 자전거가 부럽기도 하지만 자전거를 타지 않고 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잘 알지 못 하지만 예쁜 풀꽃과 밤나무의 달콤한 밤알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팔당댐' 이 가까워지자 파란 하늘의 구름과 어우러져 마치 허리가 잘린 커다란 시멘트산과도 같다. 그 모습이 한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까워 지자 왼쪽으로 터널이 나타난다.
'봉안터널'이다.
터널 안에 불들이 밝혀져 있다.
폭이 좁아 오가는 자전거와 사람이 모두 다니기에 조금 위험해 보이지만 모두들 안전하게 다니려 애쓰는 게 보인다.
터널을 나오자 잠시 후 나타나는 아름다운 '팔당호'의 모습, 독일 로맨틱가도의 길이 연상될 만큼 색도 아름답고 풍광도 이국적이며 오늘 비중 있는 조연인 구름이 연기를 제대로 해줬다.
이 풍광을 놓고 갈 수 없어 스케치북을 꺼낸다.
앞쪽 '검단산 자락' 이 묵직하게 병풍을 치고, 햇빛도 반짝반짝 효과를 주어 호쾌함과 아기자기함이 함께한다.
자전거길 따라 팔당호를 따라 올라가니 '능내 삼거리 연꽃마을' 이 나타난다.
이길도 그냥 지나치다가 리본이 없는 걸 보고 건널목으로 돌아온다.
이곳에서 스탬프를 찍고 연꽃마을의 '머루터널'을 지나 산길을 건너 팔당호의 운치 있는 모습 하나하나에 감탄을 내뱉고 걷는다.
조용한 길을 걷다 보니 물속으로 풍덩 빠지는 소리가 자라인 듯 느껴지고, 가끔 물고기의 점핑 소리가 실로폰 소리처럼 경쾌하게 때린다.
연꽃이 피는 계절은 아니어도 연잎이 운치를 다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그 길은 '다산 생태공원'으로 이어진다.
마치 오프로드를 달리다 정비된 아스팔트 길을 달리는 것처럼 정리 정돈된 공원의 모습이 아기자기하고 평온하다.
가족단위와 연인들도 모두들 걸음걸이에 여유를 장착하고 걷는다.
공원 물가에 삼삼 둘둘 캠핑의자를 펼치고 호수를 바라보며 평온함을 느끼며 끝쪽 전망대로 가니 새들의 V자 비행까지 아름다움이 연출된다.
'다산유적지'로 자리를 옮기니 정약용의 무덤이 있는 공간은 이미 문이 닫혔고 짧은 거리에 재현에 놓은 정약용 설계의 '거중기'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수원성'을 축조할 때 쓰였다고 한다.
도로를 따라가다 천주교 성지가 있는 마을을 지나 '능내역'에 도달한다.
'능내역'은 노선이 폐지되면서 역만 남아있는 폐역이지만 운치 있는 공간이다.
그 역의 과거 철로였던 자전거길을 따라 '운길산역' 방향으로 간다.
조금만 나가자 멀리 '북한강' 이 보이고 그 강이 점점 가까워지며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차량 행렬이 보인다.
속도가 나지 않아 답답해 보여도 오늘 하루 안전하고 즐거웠을 것이다.
길 따라가다 '북한강'을 바라보며 물을 마신다.
아름다운 강이다.
조금 더 올라가니 왼쪽 슈퍼인듯한 집 앞에 사람들이 가득 막걸리를 마신다.
노천에서 강을 바라보며...
나도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속도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