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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Sep 08. 2022

서대문 돈의문 뒤 '경희궁'에서 새로운 '광화문'으로

돈의문 역사기념관, 돈의문 박물관마을, 새문안길, 경복궁야간개장, 스케치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서대문'에 살면서 서대문은 도대체 어디 있는지 궁금했다.

그런 궁금증도 풀고 새로 개장한 광화문 광장도 구경할 겸 오랜만에 집에서 걸어간다. 

'인왕산'을 따라 돌아 '무악재'를 지나는데 한창 공사 중이던 아파트가 완공되어있다. 

이렇게 지도가 조금씩 야금야금 바뀌는구나 싶다. 

'가을' 구월의 첫날이지만 햇살이 여전히 따갑다.

'경희궁의 아침'이란 타이틀의 아파트를 지나니 나타나는 '적십자 병원' 20대 때 입원했던 흑역사의 병원이다. 그 병원 옆에 '삼성병원'이 더 크게 우뚝 서 있다. 

병원 옆으로 무언가 공사 중인지 사다리차로 작업 중인 듯 보인다. 

길이 막혔길래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골목으로 올라간다. 

그곳은 작은 블록 하나를 박물관처럼 만들어 놓은 '돈의문 박물관 마을' 구석구석 하나하나 원래의 틀을 유지하면서 공간을 살려놨다. 

이 공간이 '서대문'이 있던 곳이기도 한데 서대문은 온데간데 없어졌나 보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서대문의 모습이 사진으로 남아있다. 

흡사 국보 1호 남대문의 모습과 닮아있다. 

일제강점기 때 전차가 '서대문' 안으로 지나가기도 해서 서대문의 용도는 유명무실 해지며 해체되고 그 자리에 한정식 맛집이었던 '한정'과 이탈리아 레스토랑 '아지오' 등이 들어서 영업해 오다 현재 그 지역이 '돈의문 역사박물관'으로 뒤바뀌어 만들어지게 되었다. 

근방의 '신라장'이라는 여관은 전시실로 탈바꿈해 전시 중이고, 이발소며 가게들도 원래 모습을 유지하며 존치되었다. 

'개량 한옥'으로 만들었던 여러 채의 집들은 수리 후 개방되어 전통 부채를 만들거나 다양한 전통문화를 배우는 공간으로 바뀌어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 듯하다. 

이 공간이 이렇게 남지 않았다면 회색빛 건물로 바뀌어 사무공간으로 쓰였을 텐데 이런 공간이 남아있다는 게 감사하고 고맙다. 

아마 처음엔 '서대문'을 만드는 것도 고민했으리라, 하지만 서대문 보다 서대문을 기억하고 변화해 온 과정을 박제하는데 더 의미를 두었으리라 생각한다. 

그 공간 뒤로 말로만 듣던 '경희궁'이 보인다. 

이발소 앞길로 나가 들어가 보니 바로 '경희궁'이 위치해 있어 그 자리에 주저앉아 스케치를 한다. 











'경희궁'이 시간이 되었는지 그리는 도중 문을 닫아 실내를 볼 수는 없어서 뒤로 둘러보기로 한다. 

건물이 앞에서 본 것과 달리 더 규모감 있어 보이는데 안내문을 보니 '서울 고등학교'가 이 터에 있었고 경희궁의 원래 규모감은 훨씬 컸다고 하니 지금은 그 느낌만 찾아볼 뿐이다. 

오른쪽으로 올라가니 경희궁의 내부가 시원시원하게 잘 보인다. 

돌아내려 가며  '영렬천'이란 약수터에 물이 나오는데 식수로는 금지되었단다. 

어두워지기 전에 '광화문 광장'으로 나간다. 

퇴근하는 사람들과 같이 퇴근하지 않고 그들을 여행의 풍경으로 담는 것도 큰 재미 중에 하나다. 

퇴근하는 사람들의 가벼운 발걸음 따라 '광화문 광장'으로 나오니 광장이 두배 이상 커졌다. 

여러 개 설치된 바닥 분수로 아이들이 신나게 즐기고 있고, 한쪽에는 음악공연이 열리고 있다. 

무언가 꿈틀꿈틀 코로나 이후로 맛보지 못했던 분위기다. 

한쪽 편엔 물이 흐르며 족욕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이어져 있다. 


한 부자가 하루에 고기를 몇 마리만 잡고 놀고 있는 어부에게 충고를 하는데 고기를 더 많이 잡으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했다. 어부는 고기를 많이 잡은 후에 어떤 일이 생기는 것이냐고 물더니 부자가 되어 편히 쉬지 않겠냐고 했더니 어부는 나는 지금도 맘 편히 쉬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부자의 오만에 뒤통수를 치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 족욕하고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젤 부러운 사람들이었다. 

'경복궁' 앞 '광화문'으로 넘어간다. 

야간개장이 이루어져 한복을 입은 사람이며 연인과 어르신들이 불빛 화려한 야간 행궁 산책을 즐기러 간다. 나는 미리 예매하지 못하여 바깥에서 그 분위기만 즐기다 

'국립 고궁박물관' 앞을 지나 '경복궁역'을 보고 꺾어 서촌 방향으로 해서 오른다. 

여기서 집까지 걸어서 한 시간 반쯤 걸리는데 '인왕산'을 넓게 한 바퀴 돌게 되는 셈이다. 

길 따라 가는데 전에 청와대에 대통령이 살 때 보이던 군인 경찰은 보이지 않고 길에 운치 있는 초가을 풍경들만 늘어서 있다. 

그 풍경 따라 걷다 터널 지나 서촌을 지나 홍제천 따라 집으로 간다. 

인왕산 한 바퀴 돌며 서울 산책 잘한 날이다.     












2022, 09,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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