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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Sep 16. 2022

천천히 걸으면 보이는 것들 '백련산'에서 본 '북한산'

백련산, 홍제동, 홍은동, 홍연초등학교, 약수터, 대림시장, 응암시장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천천히 걷고 싶어 몇 년간 못 갔던 '백련산'을 오른다. 

높지 않은 산인 데다 오르면 상상도 못 했던 기대 이상의 풍경을 보여주는 산이라 한가로운 한가위에 현대 아이파크 방면에서 쉬엄쉬엄 오른다. 

봄에 오전에 아카시아 향을 맡기 위해 수업 전에 잠시 전망대에만 들렸던 건 기억나는데 그때 아카시아 천지라 꽃향이 너무 달콤했으나 오늘은 아직 가을이 되지 못한 늦여름의 기온과 초가을의 바람이 믹스되어 그럭저럭 시원한 발걸음을 만들어 준다. 

전망대에 오르니 시원한 조망이 확 터진다. 

북한산이 향로봉으로부터 형제봉까지 병풍처럼 늘어져 있다.

전망대 정자에는 일가족분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그림자 있는 바위에서 그릴까 하는데 마침 자리를 내어주시고 산길로 움직이셔서 명당자리에 앉아 편히 스케치를 한다. 

너무 편한 마음과 자리에 장쾌한 북한산 능선이 한눈에 보이다니 앞에 아파트들이 거슬리긴 하지만 어쩌랴 사람 살아가는 곳인 것을 













스케치를 끝내고 능선 따라 움직인다. 

산 꼭대기는 '은평정'이다. 가는 길에 꺾어지는 곳에 '전망대'가 하나 더 있다. 

그림을 그린 곳으로부터 20여분 걸으면 나타나는 '전망대'에서는 지대가 높아서 '북한산'에 가리는 것 없이 깨끗이 보인다. 은평구도 한눈에 다 보이는 것 같다.

그곳에서 물 한잔 하고 사진을 찍은 후 오랜만에 '은평정'까지 내달린다. 

인왕산과 안산의 친구산이라 곳곳에 화강암 바위들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론 편안한 육산의 모습이다. 

'은평정'까지 달음질하듯 달린 후 전망대에 오르니 하늘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오묘하게 푸른색과 붉은색과 녹색과 노란색이 조화를 이뤄서 마치 색의 쇼를 벌이는 듯 아름답다. 

점점 붉은색의 함량이 많아지며 한쪽으론 무지개가 서 있고 태양은 점점 정체를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마치 불이 사그라들기 전 불의 정체들이 선명해지는 것처럼.... 

해가 사그라져 간 후 급히 내려와 이 산의 끝쪽으로 향한다. 

군데군데 바위가 서 있다 '체력단련장'이 나타난다. 동네 헬스클럽에 있는 모든 기구가 있는 것 같다. 

더 넘어가니 백련사로 가는 길로 나눠지고 계속 직진해 '팔각정'이 있는 약수골로 내려간다. 

하산길은 잘 정리된 계단길이다. 

계단으로 한참 내려가니 나타나는 팔각정과 버스정류장 그곳에서 테니스장을 지나 '명지대'로 향할까 고민하다 왼쪽 도로변 '홍연초등학교' 방향으로 내려간다. 

초등학교 앞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 언젠가 들렸던 '서대문 등기소'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꺾어 익숙한 '명지대' 앞길을 걷는다. 

그 길을 걷다가 '명지전문대'를 지나 왼쪽으로 꺾으니 나타나는 '대림시장' 

추석의 대목을 끝내고 피곤과 여유와 미련이 공존하는 시장길이다. 

마치 즐거운 여행 후 남겨진 아쉬움처럼.... 

그 아름다운 탄의 시장길을 지나 잠시 후 나타나는 '응암시장' 아파트의 출현으로 자연스레 만들어진 신응암시장이다. 

그곳으로부터 익숙한 동인에버빌 오피스텔과 이마트를 지나 불광천을 건너니 '응암역'이 나타난다. 

오늘은 추석 전날이므로 부모님 계신 집으로 향한다. 

추석은 가을이란 날씨에  쓸쓸함과 따뜻함을 양념으로 넣은 마법 같은 음식이다.      






















202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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