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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an 26. 2023

별이 빛나는 밤에- 별은 지고 또 별은 뜨고 이태원에서

보광동, 우사단로, 한남동, 이태원, 풍경화, 어반스케치, 김태연작가

http://cafe.naver.com/hongikgaepo


그 밤엔 항상 별이 빛난다. 


그 별은 하늘에서 빛나기도 하지만 땅에서도 빛난다. 

아니 강에서도 빛나고 산에서도 빛난다. 그 별이 빛나는 밤에 그 언덕배길 그리려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으로 향한다. 

집 앞에서 110A를 타고 신촌을 거쳐 서강대를 지나 공덕을 지나 전쟁기념관을 지나 녹사평역에 내린다. 

그곳에서 육교를 건너 '남산'을 바라본다. 

상대적으로 날씨가 좋아 멀리까지 보이는 게 좋다. 

언덕배기 상가들을 지나는데 30프로는 가게를 내어 놓은 듯 텅 비어있다. 

언덕에서 바라보니 10.29 참사 영정을 모셔 놓은 곳을 주변으로 보수단체들의 말도 안 되는 억지들이 도배되어 있다. 

가까이 찾아가 참배를 드리고 이태원 거리를 따라 오른다. 

이태원 거리는 차분하고 조용하다. 

1026 참사가 일어난 공간에는 먼저 간 별이 되어 날아간 젊은이들의 슬픈 영혼이 머물러 있는 듯하다. 

우사단로로 오른다. 

낮이어서 풍광이 선명하다. 

도깨비 시장까지 둘러보고 다음에 다시 올 공간도 기억해 놓는다. 

살짝 하늘에 해가 저무는 기분이 들자 이슬람 사원으로 올라가 아직 해가 머무는 상태에서 한남동 풍광을 그리기 시작한다. 

사원을 지키는 한 청년이 자신도 멋진 사진을 찍었다며 사진을 보여 주는데 롯데 타워와 주변 건물들 사진이다. 

바로 앞에 아름다운 건물들이 있는데 저 멀리 잘 보이지 않는 잠실이란 동네를 최고의 아름다움으로 꼽다니 역시 보는 이의 경험과 생각에 따라 아름다움의 기준이 달라진다.

보광동 아니 한남동을 구성하고 있는 건물 하나하나를 차근차근 그린다. 

쫓기듯 다가와서 조명을 아니 별에 하나하나  불을 밝혀간다

스케치에도 얼은 손 녹여가며  하나 둘 조명을 밝히고, 집들의 어두운 면을 묘사하기 위해  먹으로 러프하게 묘사를 한다. 


멀리 강 건너 이슬람 청년이 동경하는 그 건물들은 푸른 계열 색으로 점을 찍듯 가볍게 묘사한다.  









































































스케치를 마무리하고 어두워진 우사단로를 걷는다.

 

건물과 건물사이의 '틈' 속 풍경이 아름답게 보이고 두 갈래의 갈림길들이 '선택'을 하게 만든다. 

내려와 아시아마켓에서 인도에서 먹던 사모사와 올리브를 사서 챙겨 온다. 

이태원 다이소에서 봄을 기다리는 맘으로 깻잎 씨앗을 구입한다. 


입춘이 지나고 따뜻한 바람이 불면 심을 예정으로 그 생명의 씨앗을 별을 데려온다.

   









202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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