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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금 늦장 부리고 싶다.
천천히 움직이다 어딜 갈까 싶어 '원적산'을 가려다 정상까지 가는 데는 시간이 허락지 않고 그 앞에 '보인산'에 가기로 한다
그 근처 커피가게를 하는 친구 얼굴도 볼 겸 '이천'으로 향한다.
'이천역'에서 버스를 타고 가니 시티투어버스를 탄 것처럼 이천 곳곳을 투어 한다.
이천에는 여러 가기 기억이 혼재해 있다.
일하러 갔을 때의 기억과 연애하러 갔을 때의 기억들이 혼재되어 있다.
예전에는 미란다호텔 이외에는 주변에 눈에 띄는 건물이 없었는데 지금은 각종 아파트들의 전시장이 돼버린 것처럼 길쭉길쭉한 아파트들의 군락지들이 여기저기 많이 있다.
그 아파트들 사이로 예전 그대로의 모습인 구시가지는 그대로 있다.
'이천시외버스터미널' '애련정'이 있는 '안흥지' '설봉중학교'를 지나 '모전리 현대아파트'에 도착한다.
가는 도중 중학생들이 버스 기사님께 카드가 찍히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데 서울 아이들보다 순진해 보이는 목소리다.
'현대 아파트'에서 걸어서 '보인산' 방향으로 움직인다.
솔숲을 지나쳐 보인산 방향으로 가는데 '원적산 파노라마'가 아름답다.
요즘 해가 일찍 져서 '보인산'에 도착하면 어두워질 것 같아 그 파노라마를 놓치지 않으려 스케치북을 펼친다. 붉은색 밭이 아름답게 늘어져 있고 원적산의 능선이 굽이굽이 아름답다.
왼쪽으로 해가 지기 시작한다.
하늘은 구름들과 넘어가는 해의 다양한 빛들이 아름다운 전시회를 하듯 하늘을 다양한 색으로 물들인다.
그 황홀경에 빠져 정신을 잠시 잃는다.
이미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작은 버드랑 산'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꺾어 마을을 지나 걷는다.
숲과 마을이 번갈아 나오는데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보인산 입구'에서 길이 너무 어둡기도 하거니와 올라가도 어두워 보이는 것이 없을 것 같아 다시 되돌아간다.
친구가 운영하는 '로켓단 커피'에 들린다.
공연장도 겸한 아름다운 공간이다.
'에스프레소'를 시키고 있자니 남편과 딸이 와서 딸을 그려주기로 한다.
딸이 쑥스러움이 많아 딸이 사랑하는 고양이 '까요'를 그리면서 옆에 살짝 넣기로 한다.
따님이 '까요'를 그리고 싶어 즉석 그림대회가 열린다.
따님의 그림은 상상이 좀 더 가미된 그림이다.
커피를 마시며 그린 작업은 즉석에 카페에 전시되어진다.
'이천'은 그렇게 커피와 예술이 공존하는 따뜻한 공간이다.
전시회에 가시고 싶은 분을 위해 카페의 주소도 남겨본다.
'이천'이란 공간이 주는 따뜻함에 돌아오는 길, 발걸음이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