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장산전망대, 소나무길, 가을풍경, 어반스케치, 산책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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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제법 차다.
찬 바람을 뚫고 우장산에 오른다.
전망대가 있다고 적혀 있지만 나는 안다 우장산에도 전망은 없다.
그래도 가을은 모든 곳이 아름답다.
산은 임도길을 따라 올라간다.
길의 폭이 넓어 많은 사람들이 걷기 좋은 산이자 둘레길이다
산의 규모가 작을수록 산을 더 다채롭게 쓰는 것 같다.
걷고 쉬고 마시고 즐기고 운동하고 산책하고 생각하고 그 선을 천천히 임도길 따라 돌아 돌아 올라간다
우장산에 전망이 없단 건 거짓말이다
우장산에는 군데군데 화곡동 산동네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쉼터들이 있다.
그 곳을 통해 내려다보는 화곡동은 땅에 있는 게 아니라 땅 중턱에 마을들이 위치해 보인다.
아니 하늘과 땅사이에 마을이 위치해 보인다
마치 히말라야 중턱에 마을을 보둣 그 마을은 하늘과 땅 사이에 머물러 있다
그렇게 조망이 터지는 곳을 두 군데 거쳐 눈이 부시는 플라타너스 세잔의 그림을 감상하듯 오르세 갤러리에서 300호 세잔의 그림에 압도되어 입을 벌리고 감상하듯 대자연의 그림을 감상하며 올라간다
정상에 가까워질 무렵 소나무와 플라타너스의 사열이 아름다운 그 길에서 풀썩 자리에 앉아 스케치를 한다
동네 주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일필휘지 40분짜리 플라타너스와 소나무들의 사열을 스케치북 종이 위에 옮겨본다.
마치 각자의 아름다움은 알고 있지만 섞일 수 없는 그들의 운명을 알고 있는 찬란한 비극처럼 아니 로미오와 쥴리엣의 두 집안처럼 나무들의 군집은 서로의 각자의 아름다움만 빛내고 있다.
옛 어른들은 나의 나이대를 지천명이라 이야기하였다더라
하늘의 명을 아는 나이라...
아름다움이 서글퍼지는 풍경이다
'세상의 모든 음악'이라는 라디오 프로를 듣는 점이 나와 공통분모인 지나가는 어르신의 도움으로 그림의 사진을 마무리하고 점점 알게 되는 세상을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산을 내려간다
2025, 11, 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