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로로 <입춘>
신년 운세에서 말하는 "올해 운이 좋다"의 기점은 언제일까? 바로 입춘이다. 지난 2월 4일이 입춘이었다. 지인에게 들은 나의 올해 운세는 '붉은 말의 해를 만나 귀인이 나타나고 만사가 잘 풀린다'는 것이었다.
모든 요소는 갖춰졌다. 꾸준히 쌓아온 나의 기록들, 그리고 앞으로 보여줄 잠재력. 이제는 증명할 일만 남았다. 나의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나의 봄을 열어줄 '귀인'이 되어주길. 부디 나를 지켜봐 주고, 알아봐 주길 바란다.
지인에게서 구매한 기본형 소니 알파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그 사진과 함께 일기를 쓰기 시작한 지 딱 3년이 지났다.지인에게서 구매한 기본형 소니 알파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그 사진과 함께 일기를 쓰기 시작한 지 딱 3년이 지났다.
피울 수 있게 도와줘요
요즘 푹 빠져 있는 한로로의 <입춘> 인터뷰를 보았다. 글쓰기를 좋아해 시나리오 작가를 꿈꿨고, 국문학과에 진학했지만, 결국 음악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글보다 음악을 더 쉽게, 더 자주 소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사회초년생 시절, ‘기획자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 직업인지’도 모른 채 비슷한 레퍼런스를 따라 하기 급급했던 시간을 지나 ‘나만의 것’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지인에게서 구매한 기본형 소니 알파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그 사진과 함께 일기를 쓰기 시작한 지 딱 3년이 지났다.
처음부터 업로드 주기를 정해두진 않았다. 기록하고 싶은 이야기와 사진이 넘쳐났고, 그 시기엔 일주일에 두세 편씩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며 내 생활과 퀄리티를 모두 지킬 수 있는 리듬은 ‘주 1회’라는 걸 알게 되었고, 일기와 기사 사이 어딘가의 톤으로 나만의 바이브를 만들어갔다.
브런치 작가 시작
그렇게 2년 정도가 지났을 때 즈음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고, 며칠만에 작가 승인을 받아 블로그와 브런치, 투트랙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용과 톤을 살짝 다르게, 블로그는 보다 가벼운 주제와 평소 말하는 어투로 일상을 담았다면 브런치는 '작가'라는 호칭에 맞는 정제된톤으로 글을 쓰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유튜브 채널도 리브랜딩 했다. 글을 쓰거나 작업할 때 듣기 좋은 음악을 큐레이션하고 싶었지만, 저작권 문제와 한정된 취향이 걸림돌이었다. 나는 '대 AI 시대'에 맞는 해결책을 찾았다. AI 음악 생성 플랫폼을 활용해 직접 음악을 만들고, 내가 찍은 사진과 디자인 역량, 영상 편집 기술을 더해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채널을 구축했다. 이제는 주 2~3회 예약 업로드를 걸어두고 소소하게 오르는 조회수를 즐길 만큼 여유와 시스템이 생겼다.
인정받고 싶다. 확실하게,
수익도 없는 이 사이드 프로젝트들에 시간을 쏟는 이유는 한로로 님의 시작과 같다. 누군가 나의 작업물, 나라는 사람 자체를 알아봐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당신은 무엇을 할 줄 압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이 채널들의 링크를 자신 있게 건네며 "이것이 저입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글 참 잘 쓴다", "감각 있다"라는 인정을, 이제는 확실하게 받고 싶다.
<흑백요리사>에 지원한 수많은 요리사가 계급장을 떼고 오직 실력으로 증명받고 싶어 했던 것처럼, 나 역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증명받고 싶다. 그래서 평소 수도 없이 읽고 참고서로 삼았던 이 매체의 에디터에 지원했다.
결과는 예측할 수 없고 경쟁은 치열하겠지만, 솔직히 못할 자신이 없다. 내가 아는 나는, 주어진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기필코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니까. 지금 당장은 부족해 보일지 몰라도, 그 간극을 메우는 치열함과 성장 속도만큼은 자신 있기에 망설임 없이 지원서를 냈다.
입춘, 그리고 귀인
신년 운세에서 말하는 "올해 운이 좋다"의 기점은 언제일까? 바로 입춘이다. 지난 2월 4일이 입춘이었다. 사주를 볼 줄아는 지인에게 들은 나의 올해 운세는 '붉은 말의 해를 만나 귀인이 나타나고 만사가 잘 풀린다'는 것이었다.
모든 요소는 갖춰졌다. 꾸준히 쌓아온 나의 기록들, 그리고 앞으로 보여줄 잠재력. 이제는 증명할 일만 남았다. 나의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나의 봄을 열어줄 '귀인'이 되어주길. 부디 나를 지켜봐 주고, 알아봐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