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소리, 해보면 아닌걸 안다.
AI의 등장으로 디자이너가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콘텐츠 제작자는 다른 직업을 찾아야할 것이다.
사람들은 이처럼 불안감을 조성하는 의견을 아무렇지 않게 내놓곤 한다.
그렇다면 현직 디자이너, 콘텐츠 기획자, 마케터 등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선 나는 기획자다. 앱/웹 서비스를 기획하고 유저 경험, 인터페이스(UX/UI)를 설계하고 디자이너, 개발자와 협업해 결과물을 리딩하는 역할을 한다. 간단히 예를 들어 설명하면, 식당에 보이는 키오스크를 상상해보자. 어떤 키오스크는 버튼도 잘 안눌리고 메뉴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는 반면, 어떤 키오스크는 보기 쉽고 누르기 쉽게 설계되어 주문완료까지 30초도 안걸리는 서비스도 있다. 내 역할은 '고객에게 최대한 불편함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라고 보면 되겠다.
현직에서 AI를 활용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카피라이팅 등을 정리하기도 하고, 세상에 없는 이미지를 생성하기도 하며, 기존 이미지를 합성하거나 지우고 대체하거나 활용해서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결국, 잘 활용하는 사람은 업무를 더 편하게 만들어주지만, 활용법을 잘 모르는 사람은 불평을 늘어놓으며 결과물이 안좋다고 AI는 아직 발전이 덜되었다며 비난한다.
GPT로 지브리 감성의 이미지를 뚝딱 만들어주고, 간단한 숏폼 영상도 딸깍하면 만들어주는 세상이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은 다른 직업을 찾아야한다고 말한다. 어찌보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활용을 못하는 사람은 잊혀지고 도태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우리가 이용해먹으면 업무의 효율을 몇 배 올려주기도 하고, 모르는 분야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상당수 절약할 수 있어 이보다 좋은 조력자가 없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업무를 해보면 AI가 만능인 줄 아는 사람이 더 많다. 사진에서 피사체 하나를 지워야한다며 'AI로 그냥 돌려서 지워달라'는 식의 제안도 꽤 들었다. 이전보다 편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간단히 한 마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프롬프트를 아무리 잘 쓰더라도 어려운 작업물은 사람 손으로 해야되는 일도 있다. 그래서 일을 잘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시켜야 시너지가 나오는데, 이해도가 없는 사람이 이해도가 있는 사람에게 시키면 결과는 괜찮더라도 과정이 아주 지저분해진다.
GPT, Gemini는 만능 열쇠가 아니다.
심지어 요즘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업무 툴이 많지 않다. 거의 대부분 구독료를 지불해야 퀄리티 있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입문자에게 AI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알려드리려 한다.
먼저 GPT 혹은 Gemini를 열어보자. 본인이 만들고 싶은 것, 혹은 물어보고 싶은 것에 대해 최대한 본인이 아는 것 이상 자세히 작성해 대화를 시작한다. 여기서 핵심은 최대한 자세히,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다. 이 업무의 목적이나 배경 등을 낱낱이 설명해야 AI도 배경지식이 쌓이고 상황을 이해한 상태에서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두번째 스텝이다. 여기서부턴 사례가 필요한데, 나는 취미로 음악을 만들고 플레이리스트로 묶어 유튜브에 올리기도 하고, 이미지를 생성해 패션에 참고하기도 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연습하고 있다. 이제 그 실제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려 한다.
내가 쓰는 준비물은 두가지이다.
1) 프롬프트 생성: ChatGPT or Gemini(개인적으론 GPT가 프롬프트 생성에 더 효율적이였다.)
2) 이미지 생성: Higgsfield(일부 버전으로 30~40개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이제 프롬프트 생성을 '잘'하면 된다. 프롬프트 제작할 때 팁으로 '전문가의 카메라 구도, 질감 등을 표현하기 위해 용어 사용을 디테일하게 만들어 주고, 전체 프롬프트를 영문으로 정리해줘' 같은 내용을 추가하면 좋다. 앞서 말했던 내용처럼 상황 설명을 최대한 자세히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인물 이미지를 뽑을 경우, 인물의 생김새, 인종, 머리카락 등을 세부 설정하면 좋고, 저작권에 위반되지 않도록 브랜드명이나 사람 이름이 프롬프트에 들어가지 않도록 명령어를 내려야 한다.
프롬프트를 만들었다면 Higgsfield - image에서 사이즈 및 모드를 선택하고(나는 나노 바나나를 사용했다.) 프롬프트를 붙여넣으면 된다. 그리고 조금 기다리면 이미지가 생성되는데, 생성된 이미지를 보고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프롬프트를 수정한다. 이 수정 과정이 꽤 중요한데, 다시 GPT로 돌아와서 수정 사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이전 프롬프트와 비교하면 단어나 표현 방식이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부분을 다음 작업에 참고해 적용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이 과정을 해봤다면 연습은 끝났다. 명령어를 어떻게 입력해야 제대로 작용하는지, 이미지는 어떤 느낌이 나오고, 사진의 질감을 어떻게 말해야 적용되는지 대략 알게 된거다. 그 다음은 현업에 적용하는거다. 당신은 주변 사람들보다 AI를 잘 다루는 사람이 되었고, 뒤쳐지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 그 다음은 더 뛰어난 사람을 향해 뛰면 된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AI 활용 초급편이다. 나보다 많은 AI를 다룬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이 정도는 정말 취미영역이라고 해도 될만큼 간편하다. 숙련자들은 이미 각 분야에 특화된 AI툴을 상황에 맞게 사용한다. 예를 들면 Midjourney, Claude, Manus, GitHub 등등. 그러니 새로운 AI를 배척하지 말고 일단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람마다, 그리고 상황마다 맞는 AI가 있기 때문에 처음 사용하는 툴에 대한 벽을 허무는 태도가 필요하다.
디자이너가 망할것이고 기획자가 망할것이다? 반은 맞겠지만 우린 나머지 반이 된거다. 살아남고 활용하는 자, 그것이 우리가 향해갈 길이고, 이미 첫걸음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