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코스로 대접할게요
기분 좋은 결혼식을 다녀왔다. 흔히 우리가 아는 결혼식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자유롭고 유쾌한 결혼식이었다. 특히 신랑 신부의 부모님의 입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98X년 X월 X일 그 때의 신랑 신부 입장'이라는 사회자의 멘트에 맞게 양가 부모님이 차례로 입장하셨다. 양가 부모님의 입장이 끝나고, 여느 식순과 같이 신랑, 그리고 신부가 입장했고, 성혼선언문과 축가를 마친 후 사진촬영과 함께 1부의 순이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2부, 이제 부부가 된 커플이 노래를 부르고 경품 추첨 행사도 하고 볼거리가 많은 결혼식이었다. 시간도 2시간으로 여유가 있었고, 음식도 경험해본 결혼식 중 가장 맛있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결혼식이랄까.
결혼식이 회사 근처인 학동역에서 있던 터라 회사 근처에서 애정하는 맛집들을 소개할 수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카페 엔도어, 다소 좁아보이는 실내지만 소수 정예 모임엔 최고다. 그리고 무엇보다 커피 맛이 좋다. 카페라떼만 고수하는 나에게 흔한 맛이 아닌 묵직하고 견과류의 고소한 향이 함께 있는 원두를 사용하신다. 나는 주로 점심 이후 커피를 즐기곤 하는데, 엔도어의 커피는 아침에 마시면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을 받아 주로 출근길에 사온다.
다음 스텝은 현대 모터 스튜디오 서울, 회사에서 테헤란로를 따라 꽤 걸어보면 일명 '자동차 사거리'가 나온다. 메르세데스, 포르쉐, 도요타 등 한 사거리를 두고 유명 자동차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 있고, 그 중 현대 모터 스튜디오가 자리하고 있다. 평소에 매우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물리적, 심리적 거리가 있어서 감히 찾지 못했다.
먼저 1층은 현대자동차 관련 굿즈와 디자인 서적들이 자리해 있다. 특히 레트로 감성이 돋보이는데 예전 현대차 감성의 포니도 있고, 콜라보 제품도 있다. 아마 현대는 포니를 차세대 브랜드로 활용하려는 듯 하다.
나는 포니에 익숙한 세대는 아니라 디자인으로만 볼 수 밖에 없는데, 각지고 투박한 디자인이 꽤 맘에 든다. 굿즈 구경을 하다 손바닥만한 우산이 너무 가벼워서 하나 샀다. 현대자동차 직원들은 이런 우산 쓰고 다니려나?
1층은 지갑을 열게하는 굿즈존이었고, 이미 매료된 상태로 윗 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폴바셋이 있었는데 내가 방문한 시간에는 영업이 종료되어 들어갈 순 없었다.
3층부터는 현대자동차의 모델들이 전시되어있는 공간이 있다. 마그마 레이싱 차량도 있어서 간단히 구경하고 시승도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기름값이 오르고 내리는 폭이 전쟁같은 외부 요인으로 너무 커져서 만약 차를 구매한다면 전기차를 구매하려 한다. 그래서 아이오닉 시리즈가 눈에 띄였고, IONIQ 5와 9을 시승해봤는데 맘에 들어서 여유가 될 때 구매하려 한다.
이제 저녁이다. 내 점심 맛집인데 원래는 저녁식사를 메인으로 하시는 일식집이다. 오마카세도 있고, 일반 단품 메뉴도 있다. 점심엔 거의 주 1회 이상 방문하는 곳이고, 저녁은 두번째다. 마제소바를 소개하는 브런치 글에서 언급했던 곳인데, 사실은 저녁이 메인이고 훨씬 맛있다.
최강록 셰프의 유튜브를 보다가 일본의 고구마소주 브랜드의 양조장에 방문해서 설명을 듣고 맛을 보는 모습을 보고 나도 경험해보고 싶었다. 호불호가 세다고 해 걱정했지만 내 취향엔 딱 맞았다. 25도 정도 되는 술이고, 비교하자면 고구마 향이 나는 화요의 맛이다. 얼음에 타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았지만 처음이라 온전한 맛으로 경험했다.
이거 별미다. 3월 말인데 방어가 물음표가 꽤 많이 뜰 수 있는데 맛은 그렇지 않았다. 흠잡을 곳 없는 맛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을만한 맛이고, 퀄리티도 매우 높다. 맛있는 집이다.
가성비 최악의 음식으로 꼽히는 아귀찜을 상상했다면 큰 오산이다. 살이 꽉찬 아귀살이 이렇게 다양하구나 느낄 수 있는 통통하고 쫀득한 맛이다. 중간에 레몬즙을 뿌려먹으면 느끼함을 덜어줄 수 있는데, 사실 느끼함을 느낄 새 없이 맛있게 먹었다. 강력 추천이다.
잘 잘려진 계란 위에 우니, 와사비, 연어알이 올려진 요리다. 첫 저녁 식사 방문 때 우니가 먹고 싶어 주문했는데 생각 그 이상으로 맛있어서 재주문한 요리다. 한 입에 쏙 들어가는 바람에 없어져버리는 것이 아까운 요리다. 역시 맛있다.
점심에 거의 출근도장 찍듯이 방문하는 터라 직원분께서 기억해주셨다. 그리고 잘 부탁한다며 서비스를 내어주셨다. 감자를 으깨고 연근 튀김과 함께 곁들여 먹는 술안주였다. 너무 배가 불러서 안먹으려 했는데 어쩔수없이(?) 맥주 한 잔을 추가 주문했다.
나마비루 한 잔을 주문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비어있던 자리들이 채워졌다. 음식을 즐기고 커피를 즐기는 내 성향을 스스로 분석해본 결과, 나는 '단골'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듯 하다. 이 글을 쓰면서 단골의 의미를 찾아봤는데 '특정 가게나 거래처를 고정적으로 방문하는 손님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떠오르는 단골집이 아직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마음가는 단골집을 만드시길 바란다. 삶의 안정감을 주는 새로운 요인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