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준비하는 결혼식장 편
그렇다. 나는 시작했다. 무엇을? 결혼준비를.
만약 결혼을 이미 하셨거나 결혼에 관심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이번 포스팅은 스킵하셔도 좋습니다. 왜냐면 오늘부터 결혼 준비 브런치를 연재할 예정이거든요. 그래서 잘 아시는 분들에게 공유드리기엔 다소 부끄럽습니다. 지금부터 결린이(..?)의 적당하고 평범한 결혼 준비 이야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만났고 어떤 사람이랑 결혼하는지는 나중에 풀도록 하고, 결혼준비를 급하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혼'이라는 행사를 결혼식에 중점을 두지 않고 실제로 같이 살고, 가정을 꾸리는 행위에 대해 집중했습니다. 그 행위의 첫번째 조건은 '집'입니다.
예산을 정하고 입지를 정한 뒤 부동산 몇 곳에 연락해 임장을 다녔고, 그 중 저렴하고 입지가 가장 괜찮은 수지구 어딘가의 집에 계약했습니다. 아직 입주하지 않았지만 심리적 안정감이 꽤 커졌습니다.
아 집을 보러다니기 전 가장 중요한 일을 빼먹었네요. 저는 결혼식장을 잡기 전에 프로포즈를 하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결혼식장에 얽메여 억지로 하는 듯한 프로포즈는 하고 싶지 않았고, 너무 이벤트식으로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서 하고 싶어 셀프 스냅촬영을 핑계로 소박한 목걸이와 함께 프로포즈를 했습니다. 다행히 여자친구님이 받아주셔서 이렇게 결혼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결혼 준비 얘기로 돌아와서, 집을 구했으니 이제 정말 결혼 준비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먼저 양가 부모님을 각각 찾아뵙기로 했고, 각자 부모님께 사전에 결혼 생각과 함께 애인의 이야기를 많이 드리며 부모님께 부담감을 줄여드렸고, 자연스럽게 허락을 받아 결혼 준비를 본격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플래너는 필요한가?
이제 정말 본격적으로 결혼식 준비를 들어갑니다. 우선 플래너, 필요합니다. 이제 시작이긴 한데 편합니다. 플래너는 지인이 정말 괜찮았다고 하는 플래너님을 소개받아 식장 상담 예약부터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대면 미팅을 진행했고 스드메 업체들을 고르고 여러가지 옵션들을 논의하며 일정을 만들었습니다.
결혼식장
식장을 알아보니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우선 홀 대관료도 중요하지만 비용의 대부분은 식대, 그리고 보증인원에 따라 전체 예산이 작게는 몇백, 크게는 천단위가 바뀌기도 했습니다. 하객이 많지 않는 분들은 선택지가 그만큼 좁아진다고 보실 수 있어요. 보증인원은 200, 250, 300명이 보통이고, 그 이상도 있고 280같은 숫자도 종종 있습니다. 참고로 상담을 받아본 식장들은 대부분 보증인원 +@의 식사를 준비하신다고 합니다. 200명일 경우, 220명 정도의 식사가 준비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결혼식장 4~5군데 상담을 받아봤는데 가격은 대동소이했습니다. 완벽히 좋은 곳은 가격이 높아서 애초에 제외했고, 원하는 조건과 예산 안에서 플래너님에게 식장 리스트를 받아 상담 예약을 잡아주셨습니다. 그 중 밥이 맛있기로 유명한 어떤 식장에서는 시식할 수 있게 일정을 조율해주셔서 밥을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밥이 맛있어서 혹하긴 했지만 예산보다 다소 높은 가격과 아쉬운 일정으로 인해 계약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몇군데 상담을 받아보니 느낀 점이 있습니다. 하이엔드 결혼식장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예산과 보통의 예비 부부라면 완벽한 식장은 없습니다. 홀의 분위기가 좋으면 위치가 아쉽고, 접근성이 좋고 예산이 낮으면 홀 분위기가 오래되어 아쉽습니다. 예산을 아끼고 싶으시다면 토요일보단 일요일, 12~1시 식보단 15시 이후 식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4~5월, 9~10월은 피해서 일정을 잡으시는 것이 예산도, 일정도 여유롭게 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조건을 딱 맞추는 식장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와 여자친구는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달라 의견차이를 좁히는 일이 먼저였고, 결국 제가 졌습니다. 결혼식은 신부가 예뻐야한다는 말에 질 수 밖에, 져야만 했습니다.
아직 식장은 몇 군데 더 돌아보고 결정할 예정입니다. 제 체감상 온라인에 명시되어있는 식장의 홀 대관료 및 식대는 대면 상담을 받을 때 2~30%정도 저렴한 견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당일 계약 혜택도 미미해보이지만 꽤나 큽니다. 그리고 상담을 진행해주시는 직원분의 태도에 따라 그 식장의 이미지가 크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저희는 너무 친절한 직원분도 만났고, 15분동안 대기하고 저희가 물어봤더니 그제서야 신경써줬던 식장도 있었습니다. 개인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식장을 추천해도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아직 초반이지만 식장과 결혼식에 들어가는 비용을 정리하고 있으니 때가 된다면, 그리고 필요한 분들이 계시다면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아직은 아닙니다.
벚꽃 만개 시기와 비소식이 겹쳐 유독 짧게 느껴진 올해 벚꽃입니다. 식장 4곳을 상담하고 마지막 상담받은 식장이 잠실역이었는데, 원래 계획은 석촌호수에서 벚꽃구경을 하는 것이었지만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있어 포기하려했습니다. 하지만 이왕 온거, 그리고 이왕 피곤한거 보자는 마음으로 석촌호수를 구경하는데 피어있는 벚꽃이 너무 예뻐 보길 잘했다는 마음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낫지 안하고 후회하는 것은 안되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만약 무언가를 할까 말까 고민이시라면 일단 하십쇼. 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습니다.
그럼 다음 결혼식 준비 과정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다음은 스드메편입니다.
이번 주의 플리도 하나 던지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