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 읽은 척하기(1)

벽돌책 대신 읽어 드립니다.

by 이동민


저자인 토마 피케티는 세계적 부의 불평등과 분배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제1부를 여러 가지 개념 설명을 위주로 내용을 구성하였다. 제1부에서 나오는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뒤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에 '소득과 자본'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국민소득은 GDP의 약 90%



피케티는 먼저 '국민소득'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설명한다. 국민소득은 한 나라의 국민이 1년 동안 벌어들이는 모든 소득의 총합으로 국내총생산GDP와 유사한 개념이지만 이와는 다르다. 첫째, 국민소득은 GDP에서 자본의 소모분을 뺀 값이다. 자본의 소모분은 회계상 감가상각과 유사한 개념인데 해당 연도에 소모되는 자본의 비중을 생산에서 빼야 소득 값이 나올 수 있다. 나라마다 차이는 존재하지만 이 값은 보통 GDP의 10% 수준이다. 둘째, 여기에서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순소득을 더하고 다른 나라에 지불된 순소득을 제한다. 예컨대 해외에 공장을 세워(자본 투자) 외화를 벌어들였다면 이를 더하고, 해외에 들어온 자본이 자본 수익을 얻는다면 그것을 빼야 한다. 이 값은 선진국에서는 GDP의 1~2%,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에서는 -5% 정도의 값을 가진다.

결론적으로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해외분을 무시하고 자본의 소모분을 빼면 국민소득은 GDP의 약 90% 정도이다.





β = 자본 / 소득



이런 국민소득은 자본소득노동 소득으로 구성된다. 자본은 생산수단이든 가치저장 수단(예컨대 골드 바)이든 비생산적(예컨대 주거용 부동산)이든 불문하고 자본에 포함된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인 β가 나오는데 β값은 자본 / 소득의 비율을 나타낸다. 자본은 저량 변수(일정한 시점에 측정한 값)이고, 소득은 유량 변수(일정한 기간, 주로 1년 동안 측정한 값)이다. β값은 주로 5 내지 6의 값을 가진다. 즉, 한 나라는 소유하고 있는 자본의 1/5 내지는 1/6을 한 해에 벌어들이고, 반대로 말하자면 한 나라는 1년에 벌어들이는 소득의 5배 내지 6배를 자본으로 소유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제1기본 법칙: α = r × β



α는 국민소득에서 자본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을, r은 자본수익률rate of return on capital을 뜻한다. 이는 굉장히 어려워 보이지만 회계적인 항등식이다. 앞서 우리는 자본과 노동 모두 생산을 한다고 전제했다. 자본과 노동이 모두 벌어들이는 소득 중에서 자본이 벌어들이는 소득(α)이 얼마냐 하는 것은 그 사회에 자본(소득에 비해)이 얼마나 있느냐(β)를 측정한 값에 그 자본이 벌어들이는 수익률(r)을 곱하면 된다. 만약 β = 600퍼센트(6년 동안 벌어들인 국민소득이 총 자본과 일치)이고, r = 5퍼센트(자본 수익률이 5퍼센트) 라면, α = 30퍼센트(국민소득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은 30퍼센트)이다.

간단한 가정을 하면 이해가 쉬워진다. A, B, C 세 사람이 살고 있는 국가가 있다. 자본은 A만 600만큼 보유하고 있고, A는 이 자본을 임대하여 1년에 36만큼의 소득을 얻는다. 이 국가의 1년 총소득이 100이라면 β값은 6(600/100)이 되고, r값은 6%가 된다. 이제 β값(6)에 r값(6%, 0.06)을 곱하면, α값이 나온다. 이 세 사람이 살고 있는 나라에서는 국민소득(100)에서 자본소득(36)이 차지하는 비율은 36%(α값, 0.36)이 나온다.





글로벌 생산의 분배는 수렴하고 있지만



대략적인 추정치이긴 하지만 18세기부터 20세기 중후반까지 유럽과 미국의 생산량이 전 세계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증가하여 최대 70~80퍼센트에 육박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비중은 점차 줄어들어 현재 50퍼센트 수준이고, 21세기 중반을 넘어가면 산업혁명이 발생하기 전과 마찬가지로 각 대륙이나 국가의 인구 비중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 즉, 아시아 및 아프리카의 유럽, 미국 따라잡기 현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불평등이 줄어드는 큰 이유는 선진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자본 투자이다. 선진국은 이로 인해서 자본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개발도상국은 투자로 인해 생산성이 제고된다. 그리고 생산성의 제고가 자본 수익을 넘어선다면 글로벌 불평등은 줄어든다. 하지만 자본의 이동성이 수렴을 촉진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것은 한국, 대만, 중국의 사례에서 볼 때 중요한 요인이라고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특히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자본 투자 없이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 저자가 자본의 이동보다 더 큰 이유로 지목한 것은 지식의 확산이다.





글을 마치기 전에 다시 정리해보자.

α는 국민소득에서 자본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β는 자본이 소득에 비해 몇 배 많은가이다.

이 뒷장부터는 자본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자본이 부의 불평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설명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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