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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민 Oct 17. 2022

원전 말고 안전: 방사능이 새고 있다.

사진 출처: 그린피스 홈페이지

방사능이 새고 있다.


다른 나라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은유적인 표현도 아니다. 말 그대로 방사능이 새고 있다. MBC의 취재에 따르면 경주 월성 1호기 사용 후 핵연료 저장 수조 외벽에 균열이 있다. 그리고 갈라진 틈 사이로 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지점은 처음 이렇게 된 것이 아니다. 1997년 이전에 이미 균열이 있었고, 1997년 보수공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7리터의 방사능 오염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루에 7리터라면 10년 안에 가로, 세로, 높이가 각 3미터인 수조를 가득 채울 수 있는 물이다. 이 물은 지금도 끊임없이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하루 7리터는 일부에 불과하다.


바깥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방사능 오염수는 일부에 불과하다. 내부 수조에 균열이 있으니 어딘가로 새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 내부는 곳곳에 균열이 생겼다. 놀랍게도 사용 후 핵연료를 저장하는 수조의 내부는 에폭시 처리가 되어 있다. 카페 인테리어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고민한 사람은 알겠지만 에폭시는 물이 오래 닿으면 부풀고 떨어져 나간다. 수조는 24시간 물이 차 있는 곳이다. 카페 바닥처럼 잠시만 물이 닿았던 곳도 갈라지는데 수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MBC의 보도. 하지만...


포항 MBC는 10년 넘게 이 사건을  심층 취재했다. 충분한 사진과 동영상을 확보한 후에 정식으로 보도를 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 수력 원자력 주식회사의 태도는 우리를 더 당황하게 만든다. MBC의 보도 이후 보도에 나온 부분만 시멘트로 덧칠하여 '추가 누수는 없다'라고 발표했다. 방사능 오염수는 바닥에서 용출되고 있었다. 쉽게 말해 솟아오르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면 솟아오르는 부분만 막아서 문제가 해결되는가? 솟아오르는 구멍을 막으면 스며들거나 다른 더 약한 부분을 뚫게 마련이다. 그리고 한수원은 보도에 나오지 않은 다른 부분은 전혀 보수를 이행하지도 않았다.


왜 철판이나 다른 방수가 잘 되는 재질로 마감하지 않았느냐는 시민단체의 질문에 한수원의 대답은 더 황당하다. '예산이 계약서에 책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에폭시로 바르고 필요할 때마다 보수하면서 운영'한단다. 방사능 오염수가 아닌 비가 새는 일반 건물의 옥상도 이렇게 관리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수조 내부에 카메라를 넣어서 관찰한 것은 월성 원전 1호기 가동 후 40년 이래 처음이었다.





언론을 대하는 한수원의 태도


언론을 대하는 한수원의 태도는 점입가경이다. 그들은 방사능 오염수가 용출되는 부분에 시멘트 작업을 한 후,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방사능 오염수가 샌다'라는 것은 '지금 누수되는 것이 아니니 거짓말'이라는 논리이다. 사람을 때린 후에 병원비를 주고 병원비를 줬으니 때린 것을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는 꼴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그 부분만 누수가 없을 뿐 아직 지하로, 바다로 오염수는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다.


2022년 산자위 국정감사에서도 이 사안은 매우 중요하게 다뤄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한수원 사장에게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 구조물 결함 사실과 오염수 누설 사실에 대해 자료를 요청했다. 한수원의 대답은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의 구조물은 건전한 것으로 판단된다'였다. 하루에 7리터의 오염수가 새고 있는 그것도 정확히 어디에서 새는지 파악도 못한 구조물이 건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수조 바닥의 에폭시가 깨진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면서 의원은 한수원 사장에게 '여전히 건전한 것으로 판단되냐'라고 물었고, 사장은 '에폭시 바닥은 깨지지 않았다'라고 거짓 답변을 했다. 사진과 영상이 있고 이를 보여주는데도 끝까지 '바닥은 깨지지 않았다. 거짓이면 위증의 벌을 받겠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 사건에 우리의 서명이 필요한 이유


국민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소수의 인원이 아무리 방사능 오염수가 새고 있다고 말을 해도 한수원의 태도는 바뀌지 않는다. 이 사건 심층취재를 도운 그린피스는 이 사건에 대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름,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를 적는 것에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당신의 1분이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그린피스의 탈원전 서명 페이지입니다. 안전한 링크이니 안심하고 서명에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s://cloud.greensk.greenpeace.org/petitions-ce-endingn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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