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이 끝나기 전에 부모가 해야할 일
우리 반 아이들이 1학년 입학해서 벌써 9월이 반이나 지나가네요.
너무 예쁜 아이들이라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물론 머리 아프게 하는 일도 생기고 간이 뚝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귀엽고 여여쁜 아이들의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이때까지 만난 아이들 중에 안타깝게 느끼기만 하고 도울 방법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가 키우시는 아이로 옷차림부터 이상했습니다. 봄인데 3월 말까지 겨울 옷을 입고 다녀서 얇은 옷을 입으라고 했더니
"할머니가 못 찾아요."
결국 4월이 돼서야 봄을 입었고 여름에는 꽤 더울 때까지 그 봄옷을 줄곧 입었던 아이였어요. 늘 웃기도 잘하고 자신의 처지에서 그늘진 것을 볼 수 없는 아이였고 공부를 가르쳐주면 곧잘 했습니다. 지금 그 아이는 어디서 어떻게 지낼까요?
지금 부모님은 전력으로 글자를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셔야 합니다. 1학년이 끝나기 전에 깨우쳐야 학습 부진이 쌓여서 힘든 경우를 만나지 않습니다. 일이 바빠서, 퇴근 후 남은 힘이 없어서 혹은 때가 되면 하겠지 그런 마음이신가요?
읽고 이해하는 세상은 확실하게 넓고 깊습니다. 입학 후에 처음으로 글을 읽게 된 아이의 밝은 표정을 생각하면 그 아이는 세상이 너무 신기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요즘 자존감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부모님들도 많습니다. 아이가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것은 대화로 이야기하고 될 수 있으면 좋아하는 것을 시키고자 하는 분위기입니다.
글자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잘 읽지 못하는 아이가 읽기를 거부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화로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대화로 풀어가야 할까요? 만약 계속 안 하겠다고 하면 포기해야 하나요?
어느 어머니는 1학년 중반이 되어도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 때문에 절망했습니다. 교과보충을 시키면서 난독이 의심된다고 이야기하자 당장 검사를 시켜보셨어요. 결과는 난독이 조금 있는 정도였어요. 결국 보통 아이와 조금 다르게 글을 읽는 방식을 도입했더니 점점 좋아졌어요.
그런 아이를 읽지 못한다고 타박하고 공부 못하는 아이라고 낙인을 찍었다면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람들은 선입견으로 여자는 수학을 못한다고 말을 자주 합니다. 부모님 스스로 딸과 아들이 있는 경우, 그런 말을 은연중에 합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여자 아이들이 난 수학을 못 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1학년 초에 수학을 시작하니 여기저기서 이야기합니다.
"저 수학 못해요."
"수학 싫어요."
이게 무슨 일인가요?
"얘들아, 우리 수학 시작도 안 했어요. 엄청 쉬운 수학 할 거야. 어렵지 않아요."
이렇게 이야기해도 아이들은 수학은 어렵고 싫다고 합니다.
1학년이 가기 전에 이런 생각을 버리게 해 주세요.
어려운 수학은 3학년이나 4학년이 되어야 하게 될 수도 있고 영원히 어려운 수학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너 지금 수학 공부 안 하면 수학이 어려워져서 못하게 될 거야."
이런 협박에 가까운 예언을 하시는 경우도 있겠지요.
유치원 때 연산을 줄기차게 시키면 아이들은 수학이 싫을 수밖에 없습니다. 1학년도 하루에 한 장의 연산만 하라고 저는 이야기합니다.
1학년 수학은 선행보다는 재미있고 즐겁게 시켜주세요. 생활 속에서 물건을 살 때, 음식을 만들 때 불쑥 수학을 밀어넣어보세요.
친구에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크면 하겠지? 이런 생각은 위험합니다.
1학년, 지금 알아야 합니다.
그림책을 읽어주며 수많은 친구들을 이야기해 주세요.
그림책 속의 곰돌이 친구 둘이서 놀러 가서 일어난 일 속에서 분명 친구와 말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사회에서 형제자매가 없는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상대가 왜 저런 말을 하고 행동하는지 모르면 학교폭력을 일으키거나 소외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데리고 다니면서 친구와 놀게 해 주시거나 그림책 속에서 많은 사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시면서 경험을 쌓게 도와주세요.
그래야 1학년의 기술이 쌓여서 2학년에 무사히 올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