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하지 않고 나를 추앙하는 존재의 힘

by 드래곤 아저씨





처음으로 반려인이 되기 전에 여러 매체를 통해 강아지를 키우게 되면서 들어본 말들이 있다. 암이 완치가 됐다느니, 마음의 병이 나았다 던지, 여러 가지 삶의 아픔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식의 경험이나 체험담 같은 걸 여러본 본 적 있었다, 이 에 대해 어떻게 그럴까? 정말 그럴까? 하는 궁금증과 의구심 같은 것들이 있었다.

이 후 내가 직접 처음으로 반려인이 되고나서야. 이러한 물음에 대한 직접 체험과 질문을 스스로 해보게 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완전한 동의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럴수 있단 말인가? 또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하는 납득할 수 있을만한 이유가 나에게는 더 중요한 요소였다. 한동안 나는 이 세상 귀여운 생명체를 보며 이런 고민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하였다.

일단 와이프가 강아지를 가족으로 데려오고자 했던 이유는 물론 본인이 너무 예뻐하고 좋아하기도 하였지만, 뇌졸중에 걸려 삶에 위기를 느낀 나에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이유가 컷었다고 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4개월이 채 안된 어린 강아지 호두가 아내와 나밖에 없던 휑한 집에 들어와 가족이 되었다, 그로 인해 웃음과 즐거움이 늘어난 집이 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녀석이 왜 나에게 더 큰 힘과 영향을 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일단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인식을 해봐야겠다. 뇌졸중에 걸린 후, 심각한 후유증은 없었지만, 약간의 인지장애와 같은 후유증과 신체능력 저하가 생기면서, 하던 일이 멈추게 되었고, 운전도 그만두어야 했고, 활동 자체가 줄어들다 보니 인간 관계도 급속도로 축소되면서 나라는 사람 자체가 점차 축소되어 소멸해 버릴 것 같은 위기감이 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시기는 공교롭게도 코로나 펜데믹 시기와 기막히게 겹쳐지고 있었다. 기저질환 대상자로 분류되어 백신도 맞을 수 없어, 마트도 못가고, 카페, 식당과 같은 평범한 곳도 못가는 신세가 되어, 더욱 더 고립된 존재로서 철저히 격리되어 가던 시기였다. 이에 와이프와 신혼이지만 초반부터 삐그덕 거리던 생활은 집마져도 서로에게 편안한 공간이 되지 못하고, 점점 나는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자가격리하고 있었다.

마치 불편한 몸을 가지고 있는 나를 장애인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것처럼, 더 이상 일을 못하고 있으니 낙오자, 패배자처럼 나는 그 자가격릭된 방에서 점점 소멸 해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시절 항상 나를 바라보고 있던 존재가 하나 있었다. 호두. 녀석은 세상에 의지할 존재라고는 나와 와이프밖에 없으니, 숨쉬는 모든 순간을 우리 둘에게만 집중하고 있다. 이 시기에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 어떠한 선입견과 판단 같은 것도 없는 것 같은 유일한 존재가 호두였다. 나를 불쌍하게 보지도, 연민의 눈빛도, 또는 얼마나 생산성 있는 가치를 가진 사람인가라는 평가 같은 것도 없다. 그래서 당시 스스로 주눅이 들어 눈치보는 나에게 호두는 가장 편안하고 의지가 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오랜 외출 후 돌아오면 온몸으로 반가움을 표현하며, 나를 맞이하여 주는 너.

내가 출근하지 않고, 오랜 동안 칩거하며 집안에서 늦은 잠을 자고 일어나도 한심스럽게 보지 않고, 사랑스럽게 바라봐주던 너.

함께 산책을 할때면, 경쾌한 걸음 와중에도 곁눈질로 마치 내가 잘 따라오고 있나 살피듯 바라보던 너.

낯선 강아지와 기싸움을 하며, 서로 짖을 때, 무서움에 항상 내 다리 뒤로 몸을 숨기던 너,

밥을 먹을 때면 세상 집중한 눈빛으로 내 입만 바라보며, 간절하게 무언가 떨어지기를 놓치지 않고 바라보던 너.

누워서 스마트 폰을 하거나 책을 읽을 때면, 무료한 듯 터벅터벅 다가와 몸을 내몸에 털썩 기대며, 안도의 한숨인지, 지루함의 표현인지를 하며, 기대며 체온을 나누던 너.

그렇게 항상 넌 나만 바라보고, 사람들의 잣대로 나를 평하거나 판단하지 않으며, 나를 추앙해 주는 것 같았어.

그래서 알게 되었어.

사람들이 왜 암을 치유하고,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게 되었는지.


홍이룡님_(9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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