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자유와 번영
네 번째 장은 기독교가 어떻게 예루살렘의 신앙과 아테네의 이성을 하나로 묶어 문명의 기반을 확립했는지를 다룬다. 기독교의 탄생은 유대교의 울타리를 넘어 보편성을 확보한 사건이었다. 예수는 단순히 한 민족의 선지자가 아니라, 신성을 지닌 구세주로 선포되었으며 이는 누구나 믿음으로 하나님께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로마 제국 내 박해를 딛고 일어난 기독교는 밀라노 칙령과 테오도시우스 황제의 국교화 조치로 문명 전체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이후 스콜라 철학이 등장하면서, 신앙과 이성은 대립이 아닌 상호 보완적 관계로 발전했다.
아퀴나스는 계시와 이성의 관계를 탐구하며,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이성을 부여하셨음을 강조했다. 이성은 자연법을 탐구하는 도구이며, 계시는 인간의 불완전성을 보완하는 장치라는 그의 설명은 예루살렘과 아테네의 통합을 상징했다.
이로써 기독교는 단순한 신앙 체계를 넘어 인류 지식 전체를 포괄하는 통합적 문명 모델로 발전했다.
다섯 번째 장은 기독교적 토대에서 꽃핀 과학과 자유주의의 진보를 추적한다. 베이컨과 데카르트는 인간 이성을 신뢰하며 과학적 방법론을 확립했고, 이는 근대 지성사의 새로운 도약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그들의 탐구는 여전히 창조주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하고 있었으며, 그 안에서 이신론적 사조가 싹텄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인간과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회복시켰고, 로크는 이를 철학적으로 발전시켜 인간의 자유권과 자유를 체계화했다. 로크는 법과 정부의 목적이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하고 확대하는 것임을 주장했으며, 권리를 침해하는 정부에 대한 저항권까지 인정했다. 이는 미국 건국의 사상적 뿌리가 되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성경, 로크, 아리스토텔레스, 키케로로부터 영향을 받아 제한된 정부, 견제와 균형, 자연법에 기초한 권리 보장 체제를 구축했다. 독립 선언서와 헌법은 종교적 가치와 이성적 철학이 결합한 산물이었다. 그 결과 미국은 최초로 철학과 가치관을 토대로 건설된 국가가 되었으며, 이는 전 세계 자유와 번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여섯 번째 장은 계몽주의의 빛과 그림자를 분석한다. 계몽주의는 이성을 강조하며 종교적 전통과 목적론을 배격했고, 도덕을 상대주의와 유물론으로 대체하려 했다. 볼테르, 칸트, 벤담은 이성이 도덕을 창출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그들의 이론은 서로 상충했고 여전히 유대-기독교 전통과 그리스 철학의 흔적에 기대고 있었다.
도스토옙스키는 그의 소설들을 통해 이런 흐름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는 하나님 없는 유물론적 세계관이 인간을 단순한 동물로 전락시키고, 지도자들의 독재와 집단주의를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반대로 니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전통적 가치 체계를 파괴하고, 인간이 스스로의 법을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자유를 확장하기보다 도덕의 기반을 해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계몽주의 이후의 철학은 인간을 신적 목적과 도덕에서 분리시키며 문명의 기초를 흔들었다. 과학과 이성이 가져온 발전에도 불구하고, 목적 없는 진보는 인간을 더 자유롭게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문명을 위태롭게 만들었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