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58분을 향하고 있다
몸이 끈적거려 그냥 잠들면 분명 깰 거라는 걸 알면서도 너무 귀찮아서 그냥 자야지, 이렇게 귀찮은데 꼭 씻어야 하나, 웬만한 일은 다 참고하니까 오늘 하루 정도 샤워는 건너뛰어도 괜찮지 않을까, 샤워가 무슨 도장 깨기냐
머릿속 수많은 단계를 거쳐 내 몸상태를 모른척한 채 11시쯤 불을 껐고 잠들..
남이 보면 잠든 상태지만 나는 내가 완전히 잠든 게 아닌 걸 아니까. 아 끈적거려 왜 그냥 잠들었을까 이건 자는 게 아니잖아 일어나자 도저히 아침까지 못 버틸 거 같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건 새벽 1시. 2시간가량 가수면상태로 나와의 석연찮은 대화를 나눈 후, 일어나자마자 쿨샴푸와 바디스크럽으로 금세 개운해졌다 물론 잠도 싹 달아났고
갑자기 허기가 져서 아몬드 초콜릿과 콜라를 벗 삼아 귀찮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내 일상의 영감을 떠올리고 있다
선선한 바람, 주황색 조명등 아래 소파에 기대어 좋아하는 책 읽기, 나지막한 풀벌레 소리, 연한 가로수불빛, 오롯이 혼자인 지금
슬슬 자야겠다 싶은데 이제는 잠들기 아까운 시간이라며 또 버틴다
버티다 꼬여버린 내 오늘 밤 참 좋다
(어젯밤과 새벽 그 어느 시간엔가 끄적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