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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깨작 Feb 14. 2024

비 오는 날의 위로

마당일기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있

회색빛의 오늘, 슬리퍼를 신고 우산을 쓰고 마당으로 나섰다


비가 내리는 날 거닐며 느끼는 마당은 살아있다

비를 맞아 촉촉해진 계단과 의자, 그리고 애란들

가지치기 후 다시 싹을 올리고 있는 에버잼 고사리

하얀 수선화, 돌 앞에서 싹을 낸 노란 수선화들

비를 맞아 더 빛나는 돌 틈의 용월들


어느 틈에 땅을 뚫고 올라온 상사화

그리고 오늘 나를 너무 기쁘게 만들어준 로즈마리 꽃봉오리들. 어제는 못 봤는데 오늘은 보였다


나도 모르게 "와아!" 소리를 질렀다 힘내라는 위로는 꼭 말을 건네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이구나

작년에 처음 꽃을 보여주며 뭉클하게 만들더니 올해도 나를 먹먹하게 만드는 로즈마리


내 마음도 슬프고 하늘도 슬픈 날

오늘도 고맙다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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