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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깨작 Feb 14. 2024

암이 뭐길래

아무 일도 없었더라면

엄마 아빠 신랑이 암 환자다


엄마는 위암으로 시작해 여러 부위에 전이가 되어 10여 년간 살다 떠났다


엄마가 떠나고 6개월 뒤, 아빠는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할 수 있었고, 완치판정을 기대했던 작년 말, 뭔가가 또 보인다는 소견을 받아 2월 말 추적검사를 앞두고 있다


신랑은 둘째 아이가 막 태어나면서 갑상선암 진단이 내려졌다 림프절에도 전이가 된 상태라 수술이 급하다고 했다 둘째 아이의 100일 사진에는 수술자국이 채 마르지 않은 신랑이 우두커니 서 있다


그래서 난 건강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다 아이들의 미세한 기침소리, 훌쩍대는 콧물, 얇아 보이는 옷차림에 사뭇 날카로워진다 가족력이 있으니 항시 조심하라는 주변의 시선을 대할 때 무기력해진 엄마, 아내, 며느리, 딸로 감당해야 하는 생활이 새삼 무겁다고 느낀다


작년 초 심적으로 힘들어 두 달 만에 10킬로 이상이 빠졌다 무서웠고 갑상선, 유방, 간, 신장, 위에서 결절, 낭종 소견을 받았다 3월 초 재검진을 받으러 간다


그냥 지치고 힘들다 버겁다 이게 인생이려니 싶으면서도 가끔은 아무 일도 없었더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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