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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깨작 Feb 15. 2024

튤립잔치

마당일기

오랜만에 해가 떴다

육지는 오늘 폭설이라는데 서귀포는 한 낮 온도가 20도를 웃도니 그야말로 봄 날씨


어제 비가 그친 뒤 마당은 어떨까

몇 개월 만에 엉덩이 의자와 곡괭이(?), 그리고 장갑을 끼고는 내 손길이 필요한 마당 구석구석을 더듬거렸다 


작은 화분에 있던 백년초 선인장을 마당으로 옮겨 심고, 황금소나무 아래 떨어져 낙엽이 된 소나무 가지들을 비롯해, 겨울 동안 땅을 덮고 있던 마른 가지들을 걷어내 숨통을 트여주었다


나보다 키가 훌쩍 커버린 개복숭아 나무 아래 앉아 마른 가지들을 걷어주던 찰나 "우와!" 튤립 싹들이 단체로 땅을 뚫고 올라와 있는 것이다

튤립 구근을 심은지 근 3년이 넘어서인지 해가 갈수록 개화되지 않는 꽃대들이 많아졌지만, 그럼에도 새싹이 올라온 모습이 마냥 귀엽고 반가웠다


"너희들 여전히 그곳에 있었구나! 세상에나"


덕분에 봄이 벌써 기대된다

올 해는 허브를 더 심어볼까, 화려한 색의 꽃들을 심어볼까 나른한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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