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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깨작 Apr 28. 2023

아무튼, 파김치

세 남자를 위한 장보기

《일반 마트》

휴지
키친타월
참외
초콜릿 우유
머스터드소스
토장
간식
쌈장


《오일장》
파김치
칠게장

양파
버섯
깻잎 상추
꽈리고추


아이들이 부탁한 초콜릿 우유는 일반 마트에 가야 있고, 신랑이 부탁한 파김치는 오일장 표를 말하는 거니까. 장 볼 목록이 이렇다 보니 아이들 등교 하나로마트와 오일장에 들렀다.


아이들과 집을 나선 게 7시 50분. 두 아이 다 내려 준 게 8시경. 집에 들어온 시간이 9시 30분경. 녹초가 됐다. 장본 거 정리. 메추리알 조려서 어제 남겨둔 강된장. 참외와 아점 해결.


몸이 또 쑤시고 기운이 빠져서 소파에 누워있는 중인데. 끝없이 새소리가 들린다.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한 오늘. 새소리까지 들리니 우리 집이 휴양림이다 싶다. 평범하고 소박한 내 일상이 있는  너무 좋다.


그나저나 하나로마트에 8시 25분경에 갔는데 농산물코너에 사람이 바글바글. 모야 혼잣말을 하다 유심히 보니 아침에 들어온 농산물을 대량으로 사가시는 사장님들이 대다수인 것 같았다. 오일장도 9시경에 갔는데 활력이 넘쳤다. 생동감 있게 오늘을 살고 있는 내가 기특했다. 오는 길에 극동방송에 사연을 보낸 게 당첨되어 상품도 받게 되었다.


활기. 생동감. 발랄. 명랑 그리고 녹초. 아무나 씩씩하게 사는 게 아니구나 싶어 내가 웃겼다.


장보기를 마치고 차에 타려는데 신랑에게 연락이 왔다. 왜 이리 숨이 차냐고, 어디냐고. 장  내용이 두 곳이라 지금까지 집에 못 들어갔는데 너무 힘들고 배고프다니 신랑이 웃다가.


 와중에 파김치 상태를 묻는다. 대충 파가 얇아 맛있어 보인다고 말해주었다. 지난번에는 파가 두꺼워서 맛이 안 들었다는 둥 볼멘소리를 해대서 말이다.

오늘은 그나마 파가 얇아보이길래, 한가닥이라도 더 얻어볼까 싶어 신랑이 오서방네만 찾는다고 아부를 했다. 사실이기도 하고. 물론 한 줄이라도 더 줬는지는 미지수. 원래 오서방네 여자사장님은 저울정량을 고수하시는 분이라 흠..


아무튼 오늘 오전은 이렇게 보내고 있다. 다음장에는 내가 좋아하는 오징어젓갈도 사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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