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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깨작 Apr 21. 2023

무라카미 씨

가까이 하기에 아직은 무리인 그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을 읽어보려고 그간 여러 번 시도했는데. 아무리 읽어보려 해도 어딘가 어렵게만 느껴져 금세 접었었다. 내 수준을 한탄하며 말이다. 


그러다 최근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를 읽었는데 너무 재밌는 거다. 혼자 킥킥거리고, 장면을 상상해 보고, 인용된 책이나 궁금한 단어를 찾아보며 그의 폭넓은 상식과 교양에 감탄했다. 무엇보다 그의 책을 읽을 정도로 내 독서 수준이 향상(?)됐구나 싶어 내가 기특했다.


이 참에 그가 너무너무 재밌다고 추천한 <아프리카 방랑>이라는 여행기를 읽어보자 결심했다. 집 근처 자주 이용하는 도서관에는 그 책이 없길래, 상호대차로 타 도서관에 대출을 신청했고. 도착 메시지가 왔길래 룰루랄라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책을 보는 순간 식겁했다. 사서 분이 성경책보다 두꺼운 고서 한 권을 내주는 것이다. 제목을 보니 분명 그 책이었다. 아프리카 방랑을 읽으려다 내 방랑기를 쓰게 되었으니 이건 뭐.


다행히 도서관 직원에게 티는 내지 않은 것 같다. 원래 이 정도 두께의 책인 걸 알고 있었다는 듯 애는 썼는데. 두께를 모르고 신청한 책 일수도 있다고 여겼을지라도 뭐 어쩌겠나. "너무 두꺼워서 안 빌릴게요" 뭐 이럴 수도 없고 말이다.


그래서 다시 무라카미가 멀게 느껴졌다는 뭐 시시콜콜한 얘기다. 혹시나 싶어 어제 단숨에 읽어 내려간 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 나머지 1,2권도 함께 대출해서 귀가했다. 


부디 멀어진 거리가 1 밀리미터라도 가까워지기를 소망하며.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견해로, 무라카미 님 작품도 계속 읽어볼 것이고, 아프리카 방랑도 힘닿는 데까지 읽어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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