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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깨작 May 03. 2023

야단 났네

우리 육지 가게 해주세요

이번 어린이날 연휴는 육지에서 보내리라 마음먹고

처음으로 일찍이 약 한 달 전에 배편과 숙소를 예약했는데


그저께부터 이번 어린이날 연휴는 호우특보에 비가 많이 내릴 거라는 예보가 이어지더니

3일인 오늘, 아침부터 날이 흐리다가 결국 비가 오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가 예약한 배편의 결항소식이 들려왔고,

다행히 대체 배편이 있다고 해서 이른 시간으로 일단은 예약을 변경한 상태다


육지에 있을 때는 섬 살이가 뭔지 잘 몰랐다

막연히 이곳 사람들은 좋겠다 뭔 복이냐 부러움과 시기를 보낼 때도 있었는데


살게 되고 보니 날씨에 민감해지고

육로로 가는 길이 막힐 때마다 여전히 당황스럽다

가족의 임종소식을 듣고도

기상악화로, 늦은 시간으로 교통편이 없어

섬을 뜨지 못하고 기다려야만 하는 경우도 봤다


인생의 모든 것에는 양면이 맞는 것 같다

지금 내 삶이 구겨져 있다면, 분명 깨끗이 펼쳐져 있는 구석도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과연 내일 이 섬에서 나갈 수 있을는지

큰 배라 취소는 되지 않을 거라는데 

이미 가려던 도착지도 바뀌었고

출발시간도 앞당기게 되었으니 이미 계획한 바는 틀어졌다


밤이 되니 빗소리는 더욱 굵어져 가고

하아 이러면 더 나가고 싶어 지는데

야단 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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