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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에서 Mar 22. 2023

일의 기쁨과 슬픔의 비율

본 영화를 또 보거나 읽었던 책을 또 읽는 일이 잘 없는데 책꽂이에 꽂힌 단편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은 다시 읽고 싶어 졌습니다.

'회사에서 울어 본 적 있어요?'라는 문장이 띠지에 적혀 있는 책으로 기억하고 있다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한참 뒤에 산 책입니다. 작가의 등단작이라고 하는데 다시 읽어 봐도 잘 읽히고 인물을 매력적으로 묘사했다는 생각이 들어 재능이 부럽습니다. 


가끔 뉴스에서 축의금을 주고받는 일이나 그 금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저는 '잘 살겠습니다'에 나오는 빛나 언니와 빛나 언니 때문에 열받아하던 주인공이 떠오릅니다. 첫 번째 이야기 '잘 살겠습니다'를 제일 좋아하는데 이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이 책을 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었습니다. 어딘가에 정말 있을 것 같은 친근한 인물이 나오면 몰입도가 확 높아지죠.


판교에 못 가 봤는데 가게 되면 영화 촬영지 찾아가듯이 책 표지에 있는 곳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단편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육교와 건물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 있어서 실제로 보면 어떨까 궁금했습니다.


이 소설에 공감하고 현실을 잘 반영했다고 평한 직장인들이 특히 많던데요. 사람마다 일과 직장의 의미나 생각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직장에서 긴 시간을 머물면서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고 일의 대가로 돈을 받는다는 공통점 있습니다. 그래서 소설에 나오는 상사의 횡포나 동료와의 마찰, 첫 출근날의 심경, 열정 페이에 지쳐 꿈을 포기하는 이야기 등을 읽으며 여러 곳에서 각자가 공감할 만한 부분을 발견하게 되는 듯합니다.  


소설의 제목인 '일의 기쁨과 슬픔'은 알랭 드 보통의 에세이 제목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단지 가나다순에 따라 '기쁨'이 '슬픔'보다 앞에 온 건가 해서 순서를 바꿔 봤는데 '일의 슬픔과 기쁨'은 왠지 입에 안 붙습니다.


기쁨 100%면 좋겠지만 그렇게 기쁨만 느껴지는 일은 드물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기쁨에 무뎌질 것 같고요. 기쁨이라는 쿠키 초코칩 쿠키 초코 슬픔이 같이 는 것이 보통의 일이 아닐까요? 어떤 분은 초코 쿠키를 받았다고 한탄하실지도 모르겠네요.

부디 각자가 선택한 일이 초코가 아주 간혹 박힌 쿠키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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