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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소망 Jul 26. 2024

생애 첫 성취감

자전거 타기 도전

어릴 적 초등학교 근처에  자전거대여점이 있었다. 30분, 1시간 단위로 빌려줬는데 대여료는 엄마가 주는 하루용돈 100원을 며칠 모아야  되는 금액이었다. 군것질을 참고 돈이 모이면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러 갔다. 들뜬 마음으로 어린이용 자전거를 빌려 타고 놀면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정말 재미있었고 계속 타고 싶었지만  돈이 문제였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음을 기약하며 자전거를 반납했다.  후로도 자전거를 많이 대여해 탔지만 1시간의 즐거움과 그에 버금가는 아쉬움이 항상 남았다.


자전거 대여료가 없어도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교회에 자전거를 타고 오는 중학교, 고등학교 형들에게  빌려 타면 됐다. 그러나  발이 땅에 닿는 어린이용 자전거만 탔던 나는 발이 땅에 닿지 않는 성인용 자전거를 타는 것이  겁이 났다. 어설프게 타다가 넘어지면 많이 다치고 자전거도 망가질 것 같았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마음 한구석에서  파도치듯 밀려왔다. 용기를 내어 자전거 앞에 서보지만 손잡이가 내 눈높이에 있는 자전거 앞에서 위축되었다.  그렇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도전해 보라는 자아의 외침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초등학교 4학년 성탄절 전날 밤이었다. 성탄절 전야제 행사로 교회에 사람들이 많이 왔고 자전거도 있었다. 친구와 함께 성인용 자전거를 타보자고 했다. 그 말에 망설임 없이 함께 타보자는 친구의 말에 용기를 내어 내가 먼저 자전거에  올라탔다. 그런데 걱정과는 달리 균형을 잡을 수 있었고 발이 페달 끝까지 닿지 않았지만 닿는 곳까지만 굴려도 앞으로 나가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자전거에서 내려올 때는 발이 땅이 닿지 않기 때문에 브레이크 잡지 않고 움직이는 자전거에서 내려와야 하므로 조금 불안했지만 핸들만 약간 흔들렸을 뿐 넘어지지 않고 내려올 수 있었다.  성인용 자전거 타기 첫  도전이  한 번에 성공했다. 어렸을 때 처음 맛본  성취감이었다. 자전거를 탈 수 있었던 것도 좋았지만 도전을  해서 이뤄낸 성취감이 더 기분이  좋았다. 그 당시 조금 더 키가  큰 다음에 자전거를 타야겠다고  생각하고 주저했다면 성취의 감격은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어린 나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때의 어린 나에게 나이가 먹었다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응원과 격려를 받고 싶다. 그래서 내 삶에 도전의 불씨가 계속 타오르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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