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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소망 Sep 01. 2024

다양함이 있는 곳 미국

(기행문) 미국여행을 다녀와서

나에게 미국은 정말 가보고 싶은 나라였지만, 물리적으로 너무 멀어 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2016년에 머릿속으로만   궁금해하던  미국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해외 자율 테마연수프로그램에 타 학교에서 근무하는 지인들 4명과 함께 학교 안전을  주제로 연수계획서를  만들어 신청을 했는데 선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연수를 앞두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었다. 미국 전자여행허가(ESTA) 신청도 해야 하고, 환전도 해야 하고, 비행기표도 구매해야 하고, 일정도 짜야하고, 현지 가이드 섭외도 해야 하고 막상 가려고 하니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하나씩 하나씩 준비해 가는 과정이 재밌기도 하고 셀레기도 하고 여행에 대한 벅찬 기대감도 생기게 했다.    


드디어 출발일이 되었다.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직항 비행기를 이용했다.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거리가 멀기 때문인지 승객이 많아서인지 크기가 아주 컸다. 내 자리는 운이 좋게  창쪽이어서  창밖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비행기가 하늘을 날 때 창밖으로 까마득히 보이는 육지의 모습을 신기해하며  감상하는 시간은 잠시였고 얼마 가지 않아 하늘과 바다만 보였다. 그 풍경이 너무 단조로워 공중을 난다는 신비감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비행기 내에서의 시간은 너무 더디게 갔다. 기내식을 먹고 시트 앞 모니터에서 나오는 영화를 보고 한참 졸다가 일어나도 여전히 바다 한가운데 비행기는 떠 있었고 도착시간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었다.     

정말 미국이라는 나라는 멀고도 먼 곳이라는 걸 실감하게 되었다. 11시간의 비행으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칠 즘 목적지인 LA공항에 도착하였다. 입국심사를 해야 했다. 입국 심사를 하는 사람이 무표정한 얼굴로 여행목적이 무엇인지, 어디에 머무를 것인지 물어봤다. 영어로 물어봤지만 사전에 예상 질문을 공부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답변을 하고 통과를 했다.     

공항 건물을 빠져나오니  6월이었지만 한국의 한여름처럼 매우 더웠다. 강한 햇볕을 받은 아스팔트에서 뜨거운 열기가 훅훅 올라왔다. 게다가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정말 복잡했다. 하지만 솟아오르는 세계 최강의 나라 미국 여행의 기대와  설렘을 더위도 혼잡함도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기사가 있는 렌터카로  이동하면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의 건물을 보며 미국이라는 나라에 왔다는 실감이 났다.     


LA는 해변을 끼고 있는 도시였다. 그래서  오랜 비행의 피로를 풀기 위해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 맨해튼비치에 갔다. 넓은 백사장과 검푸른  바다 그리고  해변을 강타하며 시원하게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는 파도가 우리를  반겼다.  눈앞에 보이는 저 넓은 바다가  지구에서 가장 큰 바다인 태평양이라고 인식하는 순간 가슴이 벅차오르고 11시간 비행의 피곤함이 풀리는 것 같았다.  그곳에서 나는 태평양을 머리와 가슴으로 품으며 내 마음과 생각도 저 바다처럼 원대하고 깊어지길  소망했다.


숙소로 향하는 차 안에서  우리나라와는 다른 도시 분위기와 풍경을 보며 미국이라는 나라를 내 머릿속에 차곡차곡 새기고 있었는데 어디서부턴가 너무나 익숙한 한글간판이 많이 보였다. LA 한인타운이었다. 이렇게 먼 이국만리에서 집단 거주지를 만들어 살고 있는 한국인들을 보니 자랑스럽기도 했고 이곳에 처음 정착할 때 겪었을 힘든 과정을 생각하면 존경스럽기도 했다.     


도착 다음날부터  학교안전을 위한 미국의 사례를 알아보겠다는 연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LA에 있는 교육청, 학교경찰서 그리고 두 곳의 초등학교를 방문하였다.


LA교육청은  미국에서 뉴욕 다음으로 큰 교육청이라고 했다. 학교 안전 업무부서에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안전과 관련된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에 맞는 매뉴얼을 만든다고 했고 그중 하나로 학교 내 따돌림으로 인한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매뉴얼을 보여줬다. 학교 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소개해줬다.

스쿨버스 안전과 관련 질의에는 스쿨버스 이용시 안전사항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배포하면서 학부모들의 서명을 받아 가정에서도 안전교육이 이뤄지게 한다고 했다. 이걸 보며 아이들의 교육은 학교만의 몫이 아닌 가정과 지역등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LA 학교 경찰국(LASPD)에 갔다. 우리나라는 학교의 방범이나 학교 내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업무를 일반경찰이 처리하지만 미국은 학교업무만 담당하는  경찰조직이 따로 있었다. 학교 순찰을 다니면서 학교 폭력 예방교육도 시행하고 학교 폭력 피해 학생뿐 아니라 폭력성향의 학생들에게 멘토링도 실시한다고 했다.

수시로 학교를 순찰도 하지만 학교에서 비상벨이 울리면 지체없이  출동을 한다고 했다.

 출동 시 착용하는  장비를 보관하는 곳을 보여줬다. 그곳에는 곤봉, 호신용 스프레이, 권총 심지어는 기관총까지 있었다. 이런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학교 폭력이 줄어든다고 했다. 우리나라와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무시 무시한 경찰장비에 많이 놀랐고 실제 사용하는 일이 없이  학교폭력 예방용으로만 사용되길 바랐다.


Naples elementary school을 방문하였다. 교장선생님이 적극적으로 그리고 자랑하듯 학교에서 안전관리 하고 있는 방법을 설명해 주셨다. 학생들이 주의해야 할 배전함 같은 전기시설에 크게 안내판을 붙여놓은 것이 인상적이었고 방학중에는 교실의 중요물품이나 전열기, 전자기기등을 한 장소에서 집중관리를 하고 있었다. 학교장의 안전에 대한 자세와 관심 그리고 직접 실천하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Wilton place elementary school을 방문했다.  한국인 교장선생님이 우리에게 학교를 안내하고 안전 관련 설명을 해주셨다. 넓은 학교의 운동장이 모두 아스팔트로 깔려있었고 바닥에 숫자가 그려져 있었는데 비상대피시 학급별로 질서 있게 움직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교직원들에게 안전서약서를 받는다고 했는데 안전의식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일째 연수 일정을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랍스터를 파는 곳에 들어갔다. 음식값이 부담되었지만 이왕 미국에 왔으니 근사한 식당에서 기분 한번 내보기 위해 들어갔다. 하얀 셔츠로 깔끔하게 차려입은 웨이터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식사하는 내내 음식 먹는 법도 알려주고, 우리들의 서툰 영어를 듣고서 우리가 이해할 정도의 쉬운  단어로 천천히 설명을 해주었며 랍스터도 먹기 좋게 잘라주었다.

베니스비치 랍스터 레스토랑

나는 비싼 식당이라서 이렇게 친절하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은 음식값을 계산하면서 바로 깨져버렸다. 음식값 청구서에 팁을 음식값의 5%, 10%, 15%중 얼마를 줄 것인지 체크를 하게 되어있었다. 음식값이 비쌌기 때문에 %로  줘야하는  팁값이 부담이 된 나는 가장 적은 금액란에 체크를 했다. 그 순간 웨이터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하면서 bye~ 한마디 하고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변해버린 웨이터의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그 웨이터가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그것에 최하위 평가를 해버렸으니 그럴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고 미국의 팁문화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 많이 아쉬웠다.   

  

 저녁시간에  할리우드 거리에 갔다. 그곳에 가니 세계 유명 연예인들의 핸드프린팅이 되어있었는데, 우리나라 이병헌, 안성기 배우의 것도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우리나라가 자랑스럽기도 했다.  거리 곳곳에서 노래나 춤으로 거리공연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다양한 볼거리도 많이 있었다.

미국의 밤거리는 화려하기도 했지만 술에 취해 어슬렁어슬렁 다니는 사람도 많았고 노숙자도 많았다. 어느 사회나 양면성은 존재하는 것 같다.


즐겁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5박 6일의 미국 여행이 끝났다. 이 세계의 수많은 나라 중에서 미국이라는 나라 한 곳을 가봤음에도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문화와 모습으로 살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고, 그들의  삶의 방식과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다음에 다시 한번 미국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학생들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학교나 사회에서의 안전망은 무엇인지 인터뷰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멋진 여행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너무 행복했고 즐거웠다.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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