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행기(9. 10 ~14)
영국을 떠나 비행기로 1시간 걸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런던의 화려함에 젖어있던 내게 프랑크푸르트는 너무 작고 시시한 작은 도시였다. 하지만 나의 감성을 채워주기에는 충분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수백 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건물이 많았기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 근교에 있는 뷔르츠부르크 궁전에 갔다. 2층으로 올라갔을 때 보이는 정교하고 화려한 천장의 그림이 감탄을 자아냈다. 어떻게 저 높은 천장에 그림을 그렸는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방이 있었는데 방마다 화려한 그림과 장식들이 시선을 떼지 못하게 했다. 이 궁전을 처음 지은 왕은 예술에 관심이 많아서 이렇게 화려한 궁전을 지은 감성적인 왕이었을지, 아니면 서민들과는 구분된 왕실의 권위를 보여주기 위한 상징물로 이런 궁전을 지었는지 알 수 없지만 어떤 이유이든 예술을 부흥시키고 후세 사람들에게 걸작품을 감상하게 한 역할은 높게 평가받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독일의 유명한 관광지 하이델베르크 고성에 갔다. 파란 하늘을 배경 삼아 산 중턱에 우뚝 서있는 성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성 위에서 바라보는 도심도 예쁘게 보였다. 성 주위에 독일의 유명한 소설가 괴테의 동상도 있었다. 이곳이 괴테의 고향이었다. 이런 아름다운 환경이 괴테에게 좋은 감성과 영감을 주었을 것 같았다.
1517년 독일 사람 마르틴루터가 종교개혁을 한 이유 때문인지 독일은 가는 곳마다 교회가 많았다. 종교개혁의 뒷받침이 된게 인쇄술의 발달이었고 그 인쇄기를 최초로 만든 사람이 이 지역 사람인 쿠덴베르크라고 했다. 교과서로만 읽던 내용을 실제 그들이 살았던 현장에서 여행 가이드의 설명으로 들으니 좀 더 실감이 나고 역사에 관심이 갔다. 인쇄술의 발전으로 성경이 대중화되고 그게 종교개혁의 동력이 되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세계 3대 발명품 중 하나가 인쇄술이라는 가이드의 말이 충분히 공감이 갔다. 인쇄술은 종교개혁뿐만 아니라 지식의 전파 속도를 높여 사회 변화에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요즘 시대에 인터넷이나 인공지능이 지식의 장벽을 많이 허문 것과 같은 대단한 변화였을 것이다.
독일의 교회는 크고 화려했다. 왜 이렇게 지었을까 생각해 봤다. 신의 권위를 높이기 위함인지, 종교 지도자들의 권위를 나타내려고 했는지, 그 당시 건축 양식이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건물에 압도되어 인간의 존재가 더 초라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독일은 포도주로도 유명했다. 라인강변을 따라 드넓게 만들어진 포도밭은 그 아름다운 절경에 탄성이 나오게 했다. 포도주를 만들기 위한 포도는 쓴맛이 있어 과일로는 먹지 않고 수확철이 지난 겨울까지 그대로 나무에 달려 자연 건조하고 그걸 따서 포도주를 만들면 단맛이 난다고 했다. 건조된 포도로 만들므로 일반 포도로 만드는 것에 비해 양이 적어 비싸다고 했다.
4박 5일의 독일 여행은 자연을 맘껏 누린 시간이었다. 라인강과 마인강이 흐르며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풍경이 연인들이 사랑을 약속하며 다리 난간에 걸어둔 자물쇠처럼 독일의 풍요를 약속하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