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주고받는 눈 빛들이 그러하고 몸짓들도 그에 해당한다. 아,라는 단어하나만으로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미루어 짐작이 될 때도 있다.
아무리 같은 말을 반복해도 들으려고 하지 않으면 언어가 아니고 소음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봄비가 내리고 있다.
봄에는 물기를 머금은 모든 만물들이 깨어나야 하니 정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우산을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은 인간의 몫이고 생명을 가진 모든 아름다운 우주에게는 반가움이리라. 물이 생기므로해서 이 얼마나 놀라운 자연이 생겨 났단 말인가. 언어가 없어도 이렇게 모든 게 연계되어서 돌아가는 것이 이치이거늘 인간만 그러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어라는 놀라운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합일이 되지 못하고 분리되고 오히려 적이 되어버리는 기묘한 현상까지 벌어진다. 때가 되면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인간이기에 누리지 못하는 불행이라니.
봄비는 오늘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었다.
입을 닫고 누군가에게 봄비가 되고 봄 햇살이 되고 봄바람이 될 수 있는 인간이 될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