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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의 중요성.1

1. 진실과 거짓, 픽션과 논픽션

1. 진실과 거짓, 픽션과 논픽션


‘정보화 시대’라는 말처럼 우리는 지금 수많은 정보의 홍수에 파묻혀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수많은 정보 중에는 진실이 아닌 것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목적을 위해 조작되어서, 때로는 단순한 오류로 인해 우리에게 전달되는 정보의 많은 부분들이 거짓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것들을 흔히 픽션과 논픽션, 진실과 거짓으로 부르는 데, 진실이란 ‘거짓이 없는 사실’이라는 뜻이며, 거짓이란 ‘사실과 어긋난 것. 또는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민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픽션은 ‘인물과 사건의 장면 등이 사실 그대로가 아닌 작가의 상상력으로 창조된 것’을 의미하고, 논픽션은 ‘경험이나 사실을 그대로 나타낸 것으로 날짜, 장소, 인물, 사건 등을 사실대로 기록한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단순한 오류나 확인 부족이라면 진실과 거짓의 범주에 들어갈 것이고, 의도와 목적성이 있다면 픽션과 논픽션의 범주에 들어갈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잘못된 정보들이 인터넷이나 SNS 뿐만 아니라, 방송 매체를 통해서도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팩트 체크에 약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퍼트려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손에 들어온 정보는 이미 비밀일 수 없으며, 따라서 조금만 검색해 본다면 그것이 올바른 정보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전달해드리는 정보 역시 여러분이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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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페이크 뉴스: 거짓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포장하거나 아예 없었던 일을 언론사가 기사처럼 만들어 유포하는 것

얼마 전 우리 어머니께서는 제게 메신저 서비스로 특정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으면 125만원이 차감된다는 신종 사기의 내용을 보내주셨습니다. 오늘만 1천 명이 당했다는 위협과 함께 말이죠.

물론 이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짜 뉴스(페이크 뉴스)입니다. 핸드폰 결제의 한도는 특별히 설정하지 않는 이상 30만 원이며, 전화를 받는다고 제 통장의 계좌나 비밀 번호를 알아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아, 물론 제 통장에 125만원이 없다는 점도 저를 안심 시켰습니다.

SNS 서비스 사용의 증가와 함께 이런 류의 페이크 뉴스가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하게 뿌려지곤 합니다. 그 목적 역시 굉장히 다양한데 대략적으로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주일에 1회 이상 페이크 뉴스를 경험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를 알리는 광고성 뉴스가 51.8%, 이미 검증된 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뉴스가 43.3%, 검증되지도 않은 오보나 허위 뉴스가 39.8%, 개인이나 집단을 통해 유포되는 속칭 찌라시가 35.5%였다고 합니다. (중복응답 가능)

여기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런 가짜 뉴스를 언론사가 조장하거나 혹은 편승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문제점을 지적하는 드라마나 영화도 많이 나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영화 <내부자들>에서 신문사 논설주간 이강희 역의 백윤식 씨가 했던 대사입니다.


“끝에 단어 3개만 좀 바꿉시다.

‘볼 수 있다'가 아니라 ‘매우 보여 진다’로”


이처럼 신문 기사의 내용을 조금 손보는 것만으로도 신문 기사의 방향을 자신의 의도대로 조정하고, 다시 이런 행위를 바탕으로 자신 있게 이렇게 말합니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 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언론이 가진 권력은 이처럼 대중을 속일 수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또한, 언론의 무책임함을 드러내는 영화도 있으니, 그것이 바로 <특종: 량첸살인기>입니다.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오보를 특종인 줄 알고 터트린 기자 허무혁(조정석)에게 백국장(이미숙)은 이렇게 말합니다.


“뉴스란 게 그런 거잖아? 뭐가 진짜고 가짜인지 가려내는 거? 그거 우리 일 아니야.

보는 사람들 일이지. 그들이 진짜라고 믿으면 그게 진실인 거야.”


결국 언론의 존재성을 진실 규명이 아닌 구독자 수 확보에 있다고 정의 내린 것입니다. <허쉬>라는 드라마에서도 인터넷 뉴스의 클릭 수를 올리고 기업과 정치권의 도움을 받기 위해 기사를 조작하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물론 모든 언론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언론의 보도라고 해서 의심 없이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는 점은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2) 야사(野史): 민간(民間)에서 사사로이 기록한 역사

픽션과 논픽션은 현대 사회에서만 나타나는 문제는 아닙니다. 역사에서도 정사와 야사로 픽션과 논픽션은 갈라집니다. 예를 들어 김부식이 고려 인종의 명에 따라 편찬한 삼국사기는 정사로 논픽션이며, 일연 스님이 혼자 만든 삼국유사는 야사로 픽션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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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M.I(Too Much Information): 굳이 알 필요 없는 정보나 지나치게 많은 정보

정보화 시대의 또다른 단점은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내가 원하지 않아도 쏟아져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하여 정보 과부하, 정보 과잉, 정보 불안, 정보 피로와 같은 증상이 등장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정보 피로 증후군입니다. 이것은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됨으로써 나타나는 무감각이나 무관심, 혹은 정신적 소진, 특히 미디어나 인터넷 혹은 일에서 접하는 과도한 양의 정보를 소화하려는 시도가 초래하는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지나치게 많은 정보에도 거짓 정보들은 자연스럽게 섞여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자신에게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배제하기 보다는 수용하려는 본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진실과 거짓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4) 미디어: 정보를 전송하는 매체(신문, 라디오, 책, TV 등)

가장 먼저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사실이 진실인가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워낙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영향력이 조금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미디어가 지닌 힘은 엄청난 편입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미디어는 진실만을 이야기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사실을 전하고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사건 몇가지를 살펴보자면 우선 2008년에 벌어졌던 배우 최민수 씨의 70대 노인 폭행 사건입니다. 이 사건의 경우 당시 모든 언론들은 노인 측 주장만 기사에 실었고, 그래서 최민수는 이유도 없이 노인에게 욕을 하고, 폭행을 하고, 그 노인을 차에 매단 채 500여 미터를 운전한 희대의 파렴치범이 됩니다.

하지만 사건의 진실은 언론의 보도 내용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우선 최민수가 노인 간의 다툼 원인은 불법주차 중이던 노인의 차를 구청 직원이 단속하려 하자 노인이 이것을 방해하였고, 그 모습을 본 최민수는 구청 직원들을 도와 노인에게 항의하였던 것입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마찰이 있긴 했지만 최민수가 일방적으로 폭행을 하거나 차에 노인을 달고 달린 적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자리를 피하려는 최민수의 차를 쫓아가며 화를 낸 것은 노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모든 언론은 오로지 노인 측의 주장만을 대변 해주기 바빴으며, 이로 인해 최민수는 노인에게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과한 뒤 산에 들어가 2년여의 시간을 칩거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2008년 6월 28일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는데, 검찰은 “폭행 부분의 혐의는 인정되나 피해자와 합의하였고, 피해자 역시 처벌을 원치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내려졌으며, 흉기를 사용해 위협했다는 부분은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MBC에서는 특집 방송 중 ‘최민수 씨의 노인 폭행 사건을 아는가?’라는 질문에 80% 이상이 안다고 대답했으며, 이들에게 다시 ‘최민수 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을 아는가?’라고 묻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대답한 사람이 70%였다고 했습니다. 최민수 역시 인터뷰를 통해 “당시 이 사건을 대서특필했던 언론사들조차 무혐의 처분이 난 것에 대해, 나의 잘못이 없다는 것에 대해 해명해 준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다양한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정보를 별다른 필터링 없이 받아들이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 글에서는 특히 미디어가 우리에게 전달했던 잘못된 정보들에게 대하여 보다 깊이 있게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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