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을 앞당기는 마법의 주문

겁쟁이가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 이유

by 라라

20대가 끝날 무렵까지 자전거를 탈 줄 몰랐다.

중간중간 배워보려는 시도는 몇 번 했지만, 계속 실패했다.


이러다 영영 못 타게 되겠다 싶어서 마음을 먹고 제대로 도전하기로 했다. 무더운 여름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방해물이 별로 없는 넓은 공원에서 균형 잡는 것부터 시작했다. 저렇게 작은 꼬맹이들도 쌩쌩 달리는데 나는 고작 균형을 못 잡아서 나아가지를 못했다. 우연히 쓰러지지 않고 올라탔다고 느껴 조금 나아가보더라도 금방 멈추기 일쑤였다. 나의 균형감과 실랑이를 두 시간쯤 하고 나니, 제대로 한 것도 없는데 지쳤다. 옆에서 포기하지 않고 땡볕 아래에서 열심히 도와준 남자친구에게 고맙고 미안했다.


벤치에 앉아 땀을 식히는 동안 오늘 안에 못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 갑자기 나에게 어떤 힘이 생긴 것인지 자전거에 용감하게 올라타버렸다. 그리고 페달에 발을 밟았는데 균형도 잡고 앞으로 멀리 나아가기까지 했다. 십 분 전까지만 해도 균형도 못 잡던 애가 갑자기 쌩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남자친구가 놀란 눈으로 지켜봤다.


"갑자기 어떻게 그렇게 된 거야?"

"몰라. 그냥 넘어지면 넘어지지 뭐, 하고 탔는데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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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왜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는지 깨달았다.

넘어질 거란 두려움 때문에 몸도 마음도 긴장했던 거였다.

어린 시절부터 겁쟁이였던 나는 뭔가 낯선 걸 하기 전에 겁부터 먹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넘어지면 어떡하지. 다치면 어떡하지.


'넘어져도 돼. 손바닥 좀 까져도 괜찮지 뭐.'

벤치에서 일어나 다시 자전거 핸들을 잡으면서는 이전과 다른 감정을 가졌다. 자전거에서 넘어진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넘어져도 괜찮아, 하고 용기가 생겼다. 그런 용기가 몸과 마음의 유연성을 높여주었던 것 같다.


자전거든 스케이트든 처음부터 바로 잘 타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기들도 몇 번이고 넘어지고 일어나는 과정 끝에 걷게 되는 것처럼 모든 시작이 능숙할 수 없다. 성장은 넘어질 것 같다는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넘어져보면서 다음번엔 어떻게 할지 배울 수 있고, 넘어지는 게 별거 아니라는 단단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일에서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처음 하는 일은 미숙할 수밖에 없다. 틀려도 되고, 실패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무슨 일이든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9341C2A6-006C-4B2F-BF20-82BDBB3CDD85_1_105_c.jpeg 묵묵히 땡볕 아래서 지켜봐준 다정한 그림자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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