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아이 울음소리에 눈이 떠집니다. 처음 한 달은 솔직히 지옥이었습니다. 잠을 못 자니까 회사에서 졸고, 집에 오면 다시 수유하고, 무한 반복. "이게 진짜 육아구나" 하는 걸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이 새벽 시간이 싫지 않게 됐습니다. 오히려 기다려지기까지 합니다. 오늘은 그 변화가 어떻게 온 건지 적어보려고 합니다.
처음 한 달은 진짜 힘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3시간 간격으로 배고프다고 울었습니다. 밤 10시에 자면 새벽 1시, 4시, 7시. 하루에 서너 번은 일어나야 했는데, 분유 타고, 수유하고, 트림시키고, 다시 재우는 데 최소 40분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아내와 교대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산후조리가 필요하니까, 점점 제가 새벽 타임을 맡게 됐어요. 솔직히 말하면 "왜 나만..." 이라는 생각이 든 적도 있습니다. 그때는 아이보다 잠이 더 간절했으니까요.
회사에서 회의 중에 졸다가 팀장님한테 걸린 적도 있고, 점심시간에 차에서 15분이라도 자려고 알람 맞춰놓은 적도 있습니다.
변화가 온 순간: 아이가 저를 보고 웃었습니다
생후 6주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새벽에 수유를 하고 있는데, 아이가 젖병을 물고 있다가 갑자기 저를 올려다봤어요. 그리고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갔습니다.
물론 의학적으로는 "신생아 미소"라고 해서 반사적인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 순간, 이 아이가 나를 알아보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세상이 다 잠든 시간, 이 넓은 세상에서 나와 이 아이만 깨어있다."
그 사실이 갑자기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날 이후로 새벽 수유가 달라졌습니다. 의무감으로 하던 일이, 아이와의 시간으로 바뀌었어요.
새벽 수유 시간, 아빠만의 루틴이 생겼습니다
변화를 느낀 뒤로, 저만의 새벽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하나. 수유등은 가장 약한 밝기로.
밝은 빛은 아이도 나도 눈이 부셔서 다시 잠들기 어렵습니다. 아주 약한 주황빛 수유등 하나만 켜두면 분위기도 좋고, 아이도 편안해합니다.
둘. 분유 타는 동안 아이한테 말을 겁니다.
"조금만 기다려, 아빠가 맛있는 거 만들어줄게." 아이가 알아듣지는 못하겠지만, 말을 걸면 울음이 조금 줄어드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 자신이 잠에서 깨는 데 도움이 됩니다.
셋. 수유 후 5분, 아이를 안고 창 밖을 봅니다.
트림을 시킨 뒤에 바로 눕히지 않고, 아이를 안은 채로 창가에 섭니다. 새벽 거리는 조용하고, 가끔 길고양이가 지나가고, 멀리 편의점 불빛이 보입니다. 이 5분이 하루 중 가장 평화로운 시간입니다.
아내가 고마워한 의외의 이유
제가 새벽 수유를 맡은 뒤, 아내가 말했습니다. "당신이 새벽에 일어나는 소리가 들리면, 나는 마음 놓고 다시 잠들 수 있어. 그게 진짜 고마워."
아내가 고마워한 건 수유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내가 없어도 아이가 괜찮다"는 안심감을 주는 거였어요.
이 말을 듣고 나서, 새벽에 일어나는 게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새벽 수유를 시작하려는 아빠들에게
처음부터 좋을 순 없습니다. 저도 한 달은 정말 고역이었어요. 하지만 몸이 적응되는 시점이 옵니다. 보통 2~3주면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됩니다.
그리고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새벽 수유를 "당번"이 아니라 "나와 아이의 시간"으로 생각해보세요. 프레임을 바꾸면 같은 행동도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 시간에만 볼 수 있는 아이의 표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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