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까’님을 데려오고, ‘말까’님은 굿바이

다이어트의 시작, 5분만 운동할까?

by 행복 한스푼

‘5분이라도 움직여야겠지? 운동 갈~~~까나? 말....까나? 말..까? 말까!’

‘말까’님의 물음표가 느낌표로 태세 전환했다. 역시 ‘할까’님보다는 ‘말까’님이 우위를 차지하며 강림한다. 집에서 움직이려 하나 꿈틀꿈틀 까딱까딱하고는 끝, 의지박약인 나로서는 장소의 변화가 시급하다. 헬스장을 가거나 달리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 한다.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5분째 생각만 열심히 한다. 차라리 그 시간에 움직였다면 지금쯤 운동하고 있었겠지? 행동도 느리지만 머릿속 전개는 달팽이만큼이나 더디다.


헬스장에 가려면 실내 운동화, 반팔과 반바지, 야외 달리기는 러닝 운동화와 보온을 신경 쓴 복장을 갖춰야 한다. ‘이거? 아니야. 저것? 아닌데. 그냥 이것?’ 장르를 바꿔 무엇을 고르느냐의 문제로 핑퐁 게임을 한다. 운동복을 차려입고 간단한 준비물을 챙겨 나오기까지 수많은 결정 장애를 극복해 낸 셈이다. 애썼다는 위로의 한마디 투척.

‘오늘은 때려죽이셔도 못 하겠소.’라고 선언하는 날엔 발걸음이 도살장 끌려가듯 떨어지지 않는다. 핑곗거리는 속사포 랩을 하듯 500개도 넘게 댈 수 있으니까. 의무라는 녀석을 꺼내고, 맛있는 걸 먹기 위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구슬려 본다.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운동하러 나가는 날은 일명 계 탄 날. 오예~스!

손바닥 뒤집어 재끼듯 변덕을 이겨낸 나! 발걸음은 가볍다 못해 신나기까지 하다. 기특하다며 셀프칭찬 세례에 감격스러운 눈물을 질금 나올 뻔~했으나, 지하 주차장에서 전해지는 한기에 ‘다시 들어갈까?’라는 유혹으로 동공은 지진이라도 난 듯하다. 역시 방심은 금물.

‘안돼! 나는 운동 갈 거라고!’ 옷을 여미며 기선 제압이라도 하듯 변명거리 앞에 센 척한다. 어제의 쓰디씀이 목구멍에 올라온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 집만 나기만 하는 상황에 뇌 속 악마라는 녀석은 ‘쉬고 싶다.’라며 주저앉혔다. 재끼는 그 순간, 기쁨의 미소를 지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찝찝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마치 화장실에 가서 ‘뿌직뿌부붕쀵’ 큰 볼일을 시원하게 봤는데 휴지를 못 닦고 종일 그런 기분에 산 느낌. 비유하고는~

습관의 품격.jpg

다행히 아파트 헬스장으로 가는 길은 엎어지면 코가 깨질 거리. 안면 인식을 하고 들어서며 날씬하거나 몸이 좋은 사람들에게 눈이 간다. 그들은 팔다리를 움직여 근육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더러는 무엇인가에 잔뜩 성난(근육이 화난 상태- 근육질 몸매) 근육을 보게도 된다. ‘제발, 저에게 화내지 말아 주세요.’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조금만 하자던 결심은 그들의 근육에 놀라, 발톱의 때만치라도 따라가 보자고 의지를 다진다.

스트레칭으로 가볍게 몸을 푼다. 거울 속 똥똥한 전신은 매번 적응되지 않은 건 무엇일까? 의지를 불태울 동기는 되나, 그렇게 강력하진 않나 보다. 호시탐탐 집으로 돌아갈 기회를 노리며 출입구를 바라본다.

헬스장에서 사용하는 기구는 대충 5~6개. 어깨와 팔, 가슴을 다지는 것 2~3개, 하체 운동 1~2개, 천국의 계단과 러닝 머신 정도. 다양한 기구를 사용해보자고 다짐하지만, 운동기구 앞에서도 낯 가리는 극I(MBTI에서 I – 내향적)적 면모를 보인다. 매번 사용하는 것만 이용한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철봉 앞에 괜히 어슬렁거린다. 집에 있는 철봉이라면 두꺼운 풀업 밴드로 간신히 오르겠지만, 여긴 무릎에서 중량을 들어주기 때문에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다. 무릎 받침 없이 턱걸이하는 날을 기대해보지만, 그건 백만 년 후 지구인들이 우주 생활할 때나 가능할 일이라고 추측해 본다.

헬스장에 새로운 장비가 들어왔다. 낯가리는 나로서는 ‘어떻게 하는 물건이고?’라며 흘겨볼 뿐이다. 괜히 사용법도 모르면서 하다 망신당할까 봐 근처에 갈 엄두도 내지 않았다. 남편과 같이 간 날에야 어떤 자세로 하는지 코칭 받는다. 무려 3개나 운동기구 사용법을 알게 됐다며 입꼬리가 씰룩 올라갔다. 물론 2개는 무게를 다 빼며 봉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 살짝 자존심이 상한다. ‘하다 보면 언젠가 중량을 올리고 있겠지!’라는 긍정적 마인드를 심어본다. 또 언젠가는 근육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꿈꾼다. 상상한다고 누가 돈 내라 하지 않으니 실컷 근육 빵빵한 모습을 그려 낸다. 내 맘속에 들어와 ‘착각은 자유지!’라고 할 사람 없을 테니.


천국의 계단 아니면 러닝 머신에 오르며 유산소로 마무리. 놀더라도 헬스장 가서 놀라는, 공부하려면 도서관에라도 가라는 말이 이럴 때 나온 말인 것 같다. 장소의 전환으로 해야 할 운동을 한 셈이다. ‘할 건 해야지’라는 행동력, 좋은 습관에는 품격이 있다고 했다. 품위를 지켰다며 실실 웃음을 쪼갠다.

‘고민의 5분을 이겨낸 건 역시 ‘할까’님인가? 뭐든 반전이 재미. ‘말까’님 바이바이~굿바이!’


#운동을갈것인가말것인가언제나고민중

#운동하기전결정장애극복하기

#핑계거리는속사포랩처럼500개는넘게댈수있지

#거울속똥똥한내모습은적응하기싫어

#호시탐탐출입문만바로보는그녀

#운동하기에는장소의전환이필요해

#운동기구앞에서도내향적성격은어쩔수없음

#근육빵빵해질날을바라며

#할건해야지라는행동력을실천해야지

#할까님을맞이하고말까님은굿바이

#다이어트그게뭐라고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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