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쭉이 프로젝트는 물 잘 마시기
배 그림이 조그맣게 그려진 머그잔에 물을 조르륵 찰찰 부어 넣는다. 그 소리에 보리의 고소함도 미끄럼틀 타듯 내려온다. 식탁 위에 올려놓으며 지나가다 한 모금씩 목을 축이라는 주도면밀하면서도 치밀함이 살포시 내재해 있다.
“요건 요술 물이지. 홀쭉이가 되게 하지. 어여 들이키라고. 캬~”
혼자 CF라도 찍는 듯한 동작과 추임새를 붙여넣는다. 마셔야 한다는 필요성은 요술이라느니, 홀쭉이라느니 나름 어필한다. 다이어터들은 100이면 100, 모두 물을 잘 마시라고 한다. 전문가들의 말에는 신뢰할만한 데이터의 모임이 있을 거라며 찬양하고 순종한다. 그러면서도 빼꼼히 ‘왜 물을 자주 마시라는 건데?’ 인터넷 창에 궁금증을 풀어놓는다. 아니기만 하면 가만있지 않겠다며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결의에 찬 손놀림이 재빠르게 움직인다.
우리 몸은 지방을 연소하기 위해서 화학 반응을 하는데, 이때 물이 필요하다. 반대로 물이 없으면 지방이 잘 안 탄다는 말. 지방이 타는 것과 안 타는 것 사이엔 물이 존재한다. 호들갑은 극성을 자처한다. “그래 내 지방 다 태워야 해.” 벌컥벌컥 물을 마셔댄다. 술술 들어간다. 행여 내 지방 다 타려면 물을 가마니째 마셔도 시원찮겠다는 생각도 잠시 스쳐 간다.
찬물을 마시면 체온을 데우기 위해 에너지를 더 쓴다는 이야기. 또한 물은 포만감을 주고 식전에 마시면 과식을 방지한다. 역시 따뜻한 물보다는 찬물을 들이켜야 한다고 냉장고 보리차 물에 얼음 하나를 추가한다. 얼음은 동동동 돛단배처럼 물속을 서성이고 시원함을 좀 더 차가워짐으로 인도한다. 슬슬 헛배가 불러오기 시작한다. 포만감을 넘어섰다. 이젠 물멀미가 날 지경이다.
운동 전에 한 잔, 중간에 조금씩, 끝나고 한 잔으로 운동 효율을 올리고 몸의 회복은 빨라진다. 노폐물 배출과 부기 제거를 원활하게 도와 좀 더 가벼운 몸을 만든다. 역시나 좋은 말. 다행히 지금은 운동 중이 아니라며 더 이상 마시는 건 불가하다며 물잔을 내려놓는다. 천만다행.
체중계를 장만했다. 기존 체중계로 말할 것 같으면 사용한지 10년이 넘어서인지 처음 몸무게와 10번을 넘게 잰 몸무게는 차이가 났다. 처음은 1.2~1.5kg 정도 무거웠다가 계속 재면 어느 순간 감량되는 수치가 나온다. 혹시나 하고 계속 재보게 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했고 딸랑 체중만 나오는 아이였다.
과학이 발달한 것처럼 체중계도 진화했다. 새로운 체중계는 몸무게는 기본, 체지방률과 복부 비만율, 근육량과 체수분, BMI와 내장지방지수 등 수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핸드폰 앱과 연동되어 수치의 변화를 저장하고 확인 가능했다.
수치화된 숫자 그리고 보통은 파랑, 주의와 심각은 빨강으로 적나라하게 표시되었다. 골격근량은 많음, 근육량은 많음에 근접한 보통이었다. 살이 좀 쪘으나 근육량도 좀 된다는 것에 잠시 희망의 빛줄기가 찬란히 비춘다. 체지방률은 낮음에 근접한 보통. 이 정도면 좋은 것 같은데?라며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썹이 싱그롭게 우쭐한다.
두둥! 복부비만율이 주의와 심각의 경계, BMI는 1단계 비만이다. 배가 문제였던가? 다만 내장지방지수는 보통인데. 씁쓸한 웃음이 오간다. 체중과 표준 체중의 차이는 엄청났다. 표준 체중이 아니라 이건 미용 체중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 건강을 위해서 복부비만에 신경 쓰고 살을 빼야 함은 확실했다.
살을 빼는 건 역시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힘들게 운동하고 먹는 것을 조절하면 찔끔씩 빠진다가 운동을 쉬거나 먹는 것을 조금만 폭주하면 체중은 순식간에 2~3일 빠진 만큼을 메워버렸다. 몸은 정직하다고 말할 순 있었지만, 쉽게 살을 내어 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다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면 언젠가 성공하겠지만. 그 과정을 기다리는 게 녹록지 않다. 다만 기록하며 한 발을 또 내디뎌 보는 것이라 위로한다. 그런 의미에서 축배의 물 한 잔!
“꿀컥, 꿀컥, 지방은 다 타고, 배는 부르고, 노폐물은 안녕.”
#물을먹어야지방이탄다네
#노폐물과붓기는빠지라고
#차가운물은몸을데피는에너지를쓰고포만감은덤이지
#근육량과골격근량은많으나배둘레가문제였어
#언제쯤정상체중?
#다이어트도포기하지않고끝까지하면언젠가홀쭉이될그날을기다려
#체중빼기어려워살짝지치고삐친날
#다이어트그게뭐라고
#기록하며자각하는다이어트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