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렇게 미워도 말자
이제는 보내주자
미움으로 붙잡고 있지 말고
그냥 그렇게 흘러가게 놓아주자
잘못을 했으면 얼마나 잘못했으려고..
곱씹고 곱씹으면 미움이 미련이 돼서
정처 없는 생각 속을 헤집어놓고
나에게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몰매 맞게 할 것도 아니고
죄를 다시 물어서 창피를 줄 것도 아닌데
놓지 않으니 돌고 돌아 다시 오고
다시 오면 점점 가엾어지고..
글쎄, 나 혼자서 정리하는 것임에 틀림없겠지
흘려보내려는 것도 나뿐이겠지
무슨 의미일까 의미가 있을까 싶겠지만
사실은 돌고 돌아오는 생각을 붙잡아 두고서
내가 나를 괴롭히던 게 아닐까
그 사람에 대한 미움을 붙잡고 있던 게 아니라
거기서 언젠가 나오고 싶은 나를 잡고 있던 게 아닐까
놓아주지 않던 게 내가 아니었을까
그 사람이 아니라..
23. 11. 2 thu / 떠나보내기_#1_짧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