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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의글쓰기 Dec 30. 2022

왜 영화 제목이 “글라스 어니언(글래스어니언)” 인가?

중년의 글쓰기... 영화감상 글쓰기 예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믿고 싶은 걸 믿는다”
이 오래된 격언은 최근 뇌연구를 통해서 사실임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 뇌에는 필터가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정보를 선별한다고 합니다.  사실, 거창한 뇌과학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종종 상대방이 ‘본인이 듣고 싶은 데로 들었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뇌에 ‘필터’가 있습니다. 직접 봤던 기억조차도 필터를 통해 왜곡되어 저장됩니다. 그래야 나의 신념과 기억이 일치하게 되고 마음이 괴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필터는 그래서 편리합니다. 만일, 그 신념이 깨진다면, 혹은 그럴 이유가 없어지는 순간,  ‘필터’는 또 편리하게 사라집니다.

*이 글은 영화 [글라스 어니언,글래스어니언]의 스포가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영화 <글라스 어니언스(글래스어니언)>에 나오는 거대한 유리건축물

주인공중 한 명인 여배우 ‘버디’의 대사가 의미심장합니다.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필터 없이 보이는 대로 말해 버려요~” 버디가 말한다. “저는 진실만 말해요. 어떤 사람들은 못 받아들이죠”
탐정이 이 말에 조용히 받아친다.  “생각 없이 말하는 걸 진실로 착각하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탐정은 ‘앤디’와 ‘마일스’ 간의 재판에서 버디가 위증을 했단 걸 알고 있기에 이렇게 말했던 겁니다.



한편 앤디는 마일스를 몰락시킬 결정적인 증거(아이디어를 적은 냅킨)를 찾았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마일스가 앤디를 살해했습니다.  탐정과 앤디의 여동생 헬렌은 앤디가 죽었다는 사실을 숨깁니다. 그리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마일스의 외딴섬 파티에 참석합니다. 여섯 명의 초대받은 친구들과 초대받지 않은 앤디(헬렌이 언니 인척 위장)와 탐정!

  앤디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듀크는 그날 마일스가 앤디를 살해했단 걸 깨달았습니다. 앤디의 집으로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가 마일스의 포르셰와 부딪힐 뻔했기 때문입니다. 듀크는 마일스를 협박하고 마일스는 자신을 협박한 듀크를 죽입니다. 그리고 앤디 인척 연기하고 있는 헬렌도 살해하려 합니다.

 너무나 뻔한 살인사건의 동기와 기회. 영화는 헬렌이 주인공들을 염탐하는 과정과 탐정의 추리를 통해서 마일스의 살인과정을 하나씩 보여줍니다. 사실, 이 모든 게 주인공들 눈앞에서 벌어졌던 사건이었으나 누구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진실을 알게 됩니다, 마일스가 앤디를 죽이고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헬렌은 마일스의 집에서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마일스는 교활하게도 그 증거를 모두 보는 앞에서 불태워 버립니다. 주인공들은 절망하고 누구도 헬렌의 편에 서지 않습니다. 마일스에 빌붙어야 하는 주인공들은 또 한 번 진실을 외면합니다.


영화 <글라스 어니언스> 주인공중 마일스

영화의 결말, 헬렌의 마지막 투혼으로 마일스의 건물에 불을 내는 데 성공합니다. 유리로 만들어진 루프탑이 폭발하고 그 안에 주차해 있던 포르셰가 바닥에 곤두박질합니다. 마일스의 모든 것이 무너졌습니다(특히, 진품 모나리자가 타버리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마일스의 영향력, 권위가 땅에 떨어지자, 제일 먼저 여배우 ‘버디’가 얘기합니다. “마일스가 그 냅킨을 불태우는 걸 봤어!” “마일스가 듀크의 총을 빼낸 것을 본 거 같다”  다른 주인공들도 모두 버디의 말에 동조하고 맞장구를 칩니다.


영화 <글라스 어니언스,글래스어니언> 주인공중 여배우 '버디'


이제 주인공들은 본인이 본 것 그대로를 말합니다.

 왜, 감독은 제목을  “글라스 어니언(글래스어니언)”이라고 했을 까요?  글라스 어니언은 은유적인 표현입니다. 유리로 만든 양파!  양파는 보통 까도 까도 속이 모르는 사람이나 상황을 뜻합니다. 하지만, 양파 껍질이 유리로 되어 있다면? 당연히 한눈에 속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가끔  ‘아주 뻔한 진실’을 보고 있지만 때로 진실을 외면합니다. 주인공들이 마지막 순간에 말을 바꾼 것은 그 편이 본인의 이익에 부합되기 때문입니다. 진실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게 아닙니다.

 영화 <글라스 어니언,글래스어니언> 속에 들어 있는 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요? 뻔히 보이는 진실을 외면하는 인간의 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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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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