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자작시]
<진심>
집에 가는길
강물 위에 내려앉은
해를 바라보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바라보던 아픈 내 여름날
거울 같았다
고통스러웠다 그런 나를
바라보기가
난, 어떤 순간에 진심이었을까
울 때마다 달래주던 심장도
혼란스러울 때마다 알려주던 머리도
어떤 순간에는 진심이었을까
비가 내리면 손에 쥔 물방울을
떠나보내는 구름처럼
텅 비어 있던 나를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언제가 진심이었느냐고
무엇이 진심이었느냐고
비가 내리면 곁에 있던 물방울들을
떠나보내기 시작하는 구름처럼,
오늘도 여지없이 강물위에 내려앉은
해를 바라보며 아픈 내 여름날에 진심을
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