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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급로그아웃 Oct 30. 2023

두나가 행복해지면 “남주는 불안해져”, 이두나!

[맛있는별점] 넷플릭스 드라마 '이두나!'(2023)

넷플릭스 드라마 '이두나!' 공식포스터

3줄요약

성장 드라마라기보단 불안하기만 했던 두나가 원준을 만나 안정감을 찾아가지만, 

평온하기만 했던 원준의 삶에 두나가 스며들면서 불안해져만 가는 그들

한창 보다보면 담배가 피고싶은 금연캠페인에 방해가돼 "너무 맛잇게 담배피잖아"


안정감과 불안함 사이 랄까


들어가며 

"도대체 무슨 생각하면서 살아요?"


셰어하우스에 입주한 이원준(양세종)은 어딘가 낯익은 미모의 여자를 만난다. 그녀는 바로 은퇴한 K-pop 아이돌 스타, 이두나(배수지)


네이버웹툰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은 만화가 실사화됐다. 완벽한 두나를 연기한 배수지와 그녀의 삶에 스펀지처럼 들어온 양세종의 로맨스 드라마,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이두나!' 다.


이 리뷰는 의외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에피타이저

'이두나!'는 두나의 성장 드라마일까?


드라마 주인공은 '제목처럼' 이두나다. 수지인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를 하드캐리했던 두나는 의외로 주인공에게서 비춰진 제3자의 입장에서 나온다.


"노래가 나오지 않아요"


넷플릭스 드라마 '이두나!' 스틸컷


두나는 원인모를 압박감과 엄마로부터의 고통, 드라마에서 자세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그녀의 여러 심리적 불안요인들로 인해, '도망'친다. 아이러니하게도 도망치고 숨어버린 그녀는 다시금 화려한 지난 날을 꿈꾸며 '기다린다'


무엇으로부터 도망친 것일까. 이유는 두나의 마음속에서만 있겠지. 하지만 그녀는 어떤 기점에서 '변한다' 노래나 춤이 아니면 스스로 할 줄 아는 것 없이, 쉬는 날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두나는 원준을 만나 감정의 변화를 느끼며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게 된다. 그리고 연예계로 복귀한다. 


일면 두나의 성장 드라마같이 보인다. 도망쳤던 지난 날을 후회하기도, 반성하기도 하며 트라우마를 극복해 결국 본인이 원하는 무대에 다시 섰다. 


넷플릭스 드라마 '이두나!' 스틸컷


그러나 드라마는 오히려 두나의 상대배역인 이원준(양세종 배우)의 심리묘사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두나는 마치 연예계 생활처럼 외부에서 보이는 시선에 따라 두나의 심리가 표출이 되는 방식이지만, 원준은 정말 직접적으로 시청자에게 그의 심리를 전달한다.


그의 심리를 따라가는, 대다수가 평범한 사람들인 우리는 자연스레 두나를 객체화시키며 원준과 자신을 일체화시킨다. 그렇다. 결국 드라마를 보다보면 원준의 마음이 이해가되고 안쓰럽고 의뭉스러우면서 원준의 선택에 따라가는 '그'의 성장을 보는 드라마였던 것이다.



앞뒤가 다른 반전의 맛 '이두나 : 준원이' 좌우대칭구조

두나는 원준과 있었기에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원준은 두나와 함께였기에 늘 불안하다.


화려한 스타의 삶을 살았던, 그리고 그런 운명에 쳐해진 듯한 두나의 옆에서 원준은 스스로는 늦게 깨달았겠지만, 그녀가 버틸 수 있도록 늘 힘이 되어준다. 따스한 햇살과도 같았던 것이다. 스토커에 시달릴때도, 화장실 문 손잡이가 고장나 하루종일 화장실에 갇혀있을 때도 결국 두나의 옆에 있어준 건 원준이였다.


두나에게 있어서 원준은 내일을 기다릴 이유가 되었고 삶을 이어갈 동아줄이 되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이두나!' 스틸컷


하지만 원준에게 있어 두나는 늘 '변수'였다. 아픈 동생과  홀로 힘들게 생계를 유지하는 엄마가 있는 원준의 현실에서 '평범함'을 꿈꿔오던 원준에게 두나라는 자극이 변수가 된 셈이다. 


원준은 두나와 함께 있고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었지만, 원준은 정작 행복했을까. 그 때문일까 원준은 두나가 P(매니저, 이진욱)를 따라갈 때도 쉽사리 잡을 수 없었던 것 아닐까?


역설적이게도 두나는 원준으로 인해 차차 나아졌지만, 원준은 두나와 함께였을 때 늘 불안했고, 무력함을 느꼈다. (둘이 같이 있을 때의 행복은 두사람의 공통된 시간 속에서의 교집합이니까, 빼고 각각의 여집합으로 보았을때)


P에게서 (두나와 너는) 사는 세상이 다르니 빠져라는 말을 들었을 때, 자신의 손을 뿌리치고 P에게 걸어갔을 때, 원준의 심정이 어땠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마지막 화에 그런 결말이였는지도 모른다.



손안에 쥐고 있으면 '톡'하고 터져버릴 것 같은 불완전한 맛

마치 언제든 끝날 것을 서로 알고 있는 불안한 사랑인 것처럼


원준과 두나가 결국 여러 오해의 오해를 풀고 각자의 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그 둘은 행복했다? 아니, 오히려 둘이 사랑하는 장면은 날선 칼날위에 서있는 것 같았다.


둘의 관계는 마치 '손 안에 쥐고 있으면 톡 하고 터져버릴 것같은 불완전한' 사랑이였다. 두나, 원준은 평생을 각자 다른 세계에 살다가 우연처럼 만난 인연이다. 각자 원하는 삶도, 바라는 꿈도 다른 걸 알지만, 서로의 안정감과 특별함에 끌렸는지도 모른다. 


두나와 원준이 서로의 손을 잡고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보는 나로하여금 '로맨스'를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 배경 때문이었을까,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어떤 핑계를 대야 맞을 지 모르겠지만 두나와 원준의 '1일부터'는 언제 깨질지 모르는 유리구슬과도 같았다.


넷플릭스 드라마 '이두나!' 스틸컷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 느꼈던 걸까. 그래, 두나의 '불안정한' 표정, 순간 휙휙 바뀌는 날선 감정들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두나는 원준을 만나기전까지만해도, 아니 원준을 만나면서도 자신이 처한 삶에 늘 물음표를 갖고 있었다. 무엇을 해야할지도, 어떻게 살아야할지도, 무엇을 위해 기다리면서 살아야할지도 모르는 그저 '물음표'였다.


그래서일까 원준과 나누는 대화에서 두나의 다음 이야기를 가늠할 수 없었다. 갑자기 우울한 감정으로 바뀌는가 하면,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오늘 원준과 데이트를 해야겠다'는 다짐까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감정선이였다. 그래도 두나였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두나라면 말이다.


두나는 오히려 자기 자신의 상황에서 원준과 사랑이 싹트면 싹틀수록 원준이 '언제고 돌아가야할 연예계 생활에서, 두나의 인생에서 빠져야할 원준'이 될 걸 알기에 원준과의 행복한 시간에서 차마 말을 끝맺지 못하는것마냥 사랑한 것이 아닐까?



맛 평가

그래서, 결론은?


아쉬운 시즌1, "결국 그들은 행복했습니다" 엔딩이 아닌 각자의 자리에 선 둘, 일상에서 서로가 서로를 스쳐간 엔딩이였다. 오히려 아쉬움이 남아서 좋았다. 시즌2가 기다려졌기 때문이다. 


로맨스는 역시 남주여주를 자극하는 '서브여주', '서브남주'가 필요하다. 그런데 의외로 이두나를 보다보면 '질투심유발제'로만 남주여주를 펌핑하는 듯해 보인다. 


이두나를 연기했던 수지의 연기력은 좋았다. '쾌활콸콸'에서 '우울찌부둥' 그리고 멋쁨을 뽐내던 수지는 역시 수지했다. 양세종의 톤은 차분했다. 호흡도 좋았고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감정이 이는 씬에서 과도한 눈빛연기만 빼고


넷플릭스 '이두나!' 드라마 밥상 위에서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음-음..뭐가 제일 맛있었을까. 

그래, 역시나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다.


두나가 행복해질수록 "남주는 불안해져"


21세기 신데렐라가 될 수 있었지만 결국 서로 갈길 갔던 넷플릭스 드라마 '이두나!'(2023)다.


5점 만점에 3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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