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챗GPT/박상현 외/한빛비즈
챗GPT라는 용어는 이미 많은 사람이 쓰고 있다. 그런데 이 용어가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어떻게 사용되는지, 시사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지금 사람들은 챗GPT를 배우느라, 활용하느라 바쁘다. 아직 챗GPT의 실체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각도로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 ‘챗GPT는 뭐라고 했을까?’는 이미 흔한 주제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챗GPT에 대한 놀라움은 서서히 두려움으로 바뀌고 있다.
이 시점에서 [포스트 챗GPT]는 시의적절한 반가운 책이었다. 부제 ‘폭주하는 AI가 뒤흔든 인간의 자리’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인간은 우리의 자리를 제대로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제, 챗GPT에 대해 제대로 알고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 15명이 각각 해당 분야에서의 챗GPT의 영향력과 시사점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챗GPT 자체가 이제 시작이면서 속도는 빠르고 멈추지 않고 이 방향 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이리저리 날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은 매우 중요하고 소중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15가지 전문 분야는 다음과 같다.
테크산업, 기술비평, 의료, 언론, 출판, AI심리학, 사회비평, 과학, 시민사회, 메타인지, AI리터러시, 철학, 교육비평, 법률, 소설.
이중 관심 있는 분야를 먼저 읽어도 좋다. 각 장은 약 6장 정도씩 할애가 되어 짧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의료, 과학, 언론, 출판, AI심리학, 소설 등이 궁금해서 그 부분을 더 자세하게 살펴봤다.
생명체가 아닌데 챗GPT는 어떤 식으로 인간을 잠식할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챗GPT가 인간의 흉내는 낼 수 있지만, 결국 인간이 아닌 것. 본질적으로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의 흉내는 낼 수 있지만, ‘인간의 명령’이 없으면 ‘자유 의지’로 작동할 수 없다는 것이다. 챗GPT라는 말처럼 ‘인간’이 챗을 걸지 않으면 ‘잠자는 기계’일 뿐이다. 또, 말을 한다고 해서 그 말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를 몸으로 느낄 수는 없다. 이런 전제가 깔린다면, 챗GPT 이후의 ‘현재’와 ‘미래’로 이어지는 우려나 전망에 대한 논의가 방향성을 갖는데 조금 더 유의미해질 것이다.
책의 추천 서문에서 완벽하지 않은 챗GPT의 단점들을 ‘환각’과 ‘질문에 따른 응답의 품질 기복’, 그리고 ‘업데이트 문제’로 언급했다. 사실 이러한 문제점들도 챗GPT가 본질적으로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세대와 다음 세대의 일자리를 몽땅 앗아갈 수도 있는 챗GPT이기 때문에, 사실 단점들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고, ‘인간을 위해’ 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도구로 가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챗GPT의 출현과 의미, 그리고 그 이후의 세계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시각을 읽을 수 있고, 자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