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1
가을빛이 나는 햇살은 수박색 잎들을 가을빛으로 물들인다.
가을빛의 색깔은 엄마의 빨간 고무대야색, 내가 좋아하는 홍차색, 어릴 때 너무나 먹고 싶었던 바나나색이다.
도로 경계석 주위로 모여든 단풍잎은 몸을 둥그렇게 오므리고 옹기종기 모였다.
여름내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바스락바스락 수다를 떤다.
열심히 날개를 비비는 말매미만이 분주하다.
한가로운 도로 위로 자동차 한 대가 조심히 그들을 스쳐간다.
모임을 방해 한 것이 화가 난 것 것일까?
아니면 신이 나 따라가는 것일까?
어린 시절 여름이면 하얀 연기 내뿜는 소독차가 동네를 누볐다. 그러면 동네 아이들 모두 나와 하얀 연기 속에서 헤엄 치듯 두 팔을 허우적 대며 따라 달렸다.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가듯이.
단풍잎이 떼를 지어 자동차를 따라간다.
둥글어진 몸을 굴려가며 자동차 꽁무니를 따라 달린다.
그러나 너무 빠른 자동차를 따라잡지 못한다.
힘이 빠진 단풍잎.
길바닥에 널브러진 단풍잎.
다시 경계석 주위로 모인다.
그리고 하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