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5
정말 전쟁 같다는 말이 맞는 거 같다. 여름과의 한바탕 전쟁.
끈질기게 달라붙어 떨어질 거 같지 않던 여름이 절기라는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손길에 밀려 나갔다.
더워 죽겠다를 입에 붙이고 살다가 이제는 슬슬 춥네…. 하며 따뜻한 커피에 입술을 적시고 있는 간사한 나의 입
한번 오면 장맛비처럼 퍼붓는 비가 어제는 노란빛이었는지 창밖에 은행나무가 그제보다 노래졌다.
여름이불을 빨아 널고, 활짝 활짝 베란다 문들을 열어 놓는다.
매일 무슨 사건이 그리 많은지, 경찰차, 소방차들의 사이렌 소리,
구름이 흩어져 있는 하늘로 헬리콥터가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날아간다.
가을의 매트한 바람은 빨아 널은 이불에서 섬유유연제 냄새를 뽑아내 나에게 가져온다.
깨끗한 냄새. 계절 바뀜을 알리는 냄새.
뭔가 열심히 해오던 것을 다 끝낸 후에 맞은 편안함이었다가,
해야 할 것이 없어져 버린 공허함으로 밀려오는,
이런 알 수 없는 기분.
이것이 가을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