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도반의 시
이별은 언제나
말보다 먼저 도착한다
그날 네가 말없이
컵을 씻던 물소리가
이미 작별의 언어였음을
이별 뒤에 안다
사소한 침묵이 길어지면
그건 멀어짐의 문제가 아니라
너와 내가 나눠가지는
호흡의 길이가 짧아지는 일
이별의 전조는 언제나 조용하다
너는 창문을 닫고
나는 커튼을 내렸다
빛과 바람이 동시에 막히는 순간
우린 서로의 얼굴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