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도반의 시
직사각형 방에 살던 옆집 언니는
청소년 드라마에 아주 가끔
몇 마디 하러 나왔다
언니 엄마는 동네방네 자랑했다
티비 나오는 탤런트야 내 딸이
언니는 때마다 방긋방긋 웃었다
직사각형 방에서 나와 둘이 있을 때 언니는
늘 우울한 푸른빛의 얼굴을 하고
어린 넌 이해할 수 없을 거야
이 말을 꼭 하며 말보다 한숨이 많은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내가 이해할 수 없어서 언니는
내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거 같았다
이듬해 언니는 말도 없이 이사를 갔다
소문에 언니가 더 이상 이 동네에 살 수 없는
그런 소동을 집에서 벌여서 이사를 갔댔다
언니는 더 이상 탤런트를 하지 않았다
언니는 더 이상 티비에서 볼 수 없었다
직사각형의 방은 컴컴한 채 오래 비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