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시간

‘소’ 도반의 시

by 도반

아도르노 부정 변증법 책 안에서 압사한 거미를 추모하자


그곳은 인과가 지워진 세계

시차의 부존재만 있는 곳

영원한 안식을 바라는 지혜의 퇴적물

앎은 저주


우리는 사람 이전에 동물의 시간을 살았다

사유하는 거미 따윈 알지 못한다


바스러지는 환삼덩굴의 말라감 조차

내일을 위한 순간이다


미래는 흐르지 않고 과거로부터 토막 나

조금씩 던져진다


거미의 죽음은 필사의 도주

살고자 했던 열망


잉크 위로 번진 체액은 온도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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