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거기서

‘소’ 도반의 시

by 도반

울면서 믿으라,

우리는 무엇도 온전히 증명할 수 없으며

자신이 사라지고 있음 조차 느끼지 못한다


패주를 잃은 조개껍데기의 진주

날개 없는 새들의 푸덕거리는 환상통

어미를 씹어 삼킨 거미가 내는 고아의 울음


눈이 오면 맨발로 걷겠다

수의 위로 떨어지는 중력을 너에게 준다

신갈나무에서 갈라 터지는 소리가 난다


우리는 우리가 우리였던 기억조차 하지 못하고

눈 밭에 누워 차가움과 포근함을 동시에 느끼며


하얗게 하얗게


서리처럼 죽어갈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우리는 옥상에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