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뭘 어쩌겠어요. '루'도반의 글
정말 많은 부당함을 참았다. 길어지면 나만 힘들고, 소송도 가기 싫었다. 내가 대단한 부자도 아닌데 버거운 돈을 물기로 했고 날짜도 해달란 대로 거의 맞춰줬다. 이 모든 것이 감당도 안된다. 그럼에도 돌아오는 이 뭣같은 상황을 연속으로 시달리니 지친다.
본부장이 종일 모욕하듯이 앵무새 처럼 똑같은 말만 반복했다. 이 사람에게 이런 모욕감을 느낀 것은 계약 초반부터다. 한 회사의 수장이란 사람은 고심 끝에 장문으로 써서 보낸 내 메시지를 아주 간단하게 씹었다. 참은 모든 것들이 알알이 다 터지는 기분이다.
그러면서 또 대본을 쓰고 있는데 이게 맞나 싶다. 이렇게 일해서 뭐하지 싶다. 이 생각, 잘 안하려고 하는 편이다. 이 생각이 꼬리를 물다보면, 왜 살지? 왜 이렇게 살고 있지? 로 귀결되고, 죽어도 별로 아쉽지 않은데, 까지 가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하면서 왜 이런 생각까지 해야할까. 그것도 좋다고,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한 일을 두고. 나는 왜 병을 얻었고, 사람을 더럽게 잃고, 왜 진지하게 죽고 싶은 생각을 해야할까. 그게 정말 화가 난다. 이삼십대 전체를 통으로 바쳐서 남은게 죽고싶다는 마음이라니 너무 최악이지 않은가.
이번 봄부터 여름 사이 나는 정말 매일 매일 죽고 싶었다. 핸드폰 메모장에 살면서 남을 마지막 글을 써놓고 여차하면 그게 내 죽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았다. 몇 달 더 살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어디까지가나 두고보자 심정으로 버틴다. 나는 죽고싶지 않아졌다기보다 죽고싶은 심정마저 지친 것이다.
올해의 나는 여러 모습으로 여러 존재로 여러 곳에서 내 존엄을 잘근잘근 밟히며 그렇게 하루 하루 그냥 넘어가는 법 없이 고통 속에서 매시간 매분 매초 그렇게 살았다.
그리고 나는 좀 두렵다. 너무 지쳐 아무것도 할 재간이 없을 때 보다, 조금의 기운이 들어찼을 때 사람은 많이 죽는다. 그리고 15-6년 정신과약 장기복용자는 불현듯, 종종 생각하게 된다. 나는 스스로 죽게 될 가능성이 되게 높겠구나. 그렇게 매일 극단과 싸우는 거다. 어떤 나같은 사람은.
거기에 끊임없이 몰아치는 불운은 결국 나의 탓으로 귀결되고. 그러다 어느 순간엔 누구의 탓이든 중요하지 않아지고. 그저 이 생이 이렇게 계속 되는건가 멍해진다.
나는 내 일 그 자체는 정말 사랑하는데. 가끔 이 것이 너무 슬프다.
'루'도반의 글